BBC발 게놈프로젝트, 90년간 모든 BBC DNA를 모은다

영국 BBC는 지난 90년간 방영된 모든 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의 전체 퍼즐 조각을 맞추는 게놈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19일 밝혔다. 손실된 자료까지 모두 모아 BBC의 방송 역사를 되짚겠다는 의도다. 문화콘텐츠 강국 영국다운 행보라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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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의 게놈프로젝트는 영국방송협회가 지난 1923년부터 2009년까지 발행한 ‘라디오타임즈’를 기반으로 방송 콘텐츠를 디지털 아카이브화하는 작업이다. 라디오타임즈는 TV·라디오 편성표와 방송 정보를 인쇄·발행한 주간지다. 지금까지 4469호가 발행됐고 450만개에 육박하는 프로그램 정보가 담겼다.

힐러리 비소프 BBC 아카이브 편집자는 “게놈프로젝트는 BBC의 방송 역사를 포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작업이 완성되면 본인이 태어나는 순간 TV에서 어떤 프로그램이 방영됐는지 알 수 있다. 클릭 한번으로 90년 전의 오늘, 라디오에서 누가 디제이를 맡았는지도 안다.

게놈프로젝트는 소셜 크라우드 방식이다. 시청자나 청취자의 참여를 요구한다. BBC 초기 방송 대부분은 기록이 사라졌거나 손실됐다. 방송의 골수팬만 소장하고 있을 법한 녹화분도 기부를 요한다. 게놈프로젝트가 완성되기 위해선 잘못된 정보도 수정이 필요하다.

BBC는 게놈프로젝트의 완성을 위해 과거 방송됐던 프로그램 정보를 모으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외주 제작사의 도움도 필수다. BBC는 많은 이의 도움을 받아 사라졌던 모든 BBC 프로그램을 되찾는 걸 목표로 한다.

비소프 편집자는 “너무 오래돼 복구가 힘들 것 같은 프로그램도 당시 팬은 녹화 분을 가지고 있다”며 “게놈지도 완성을 위해선 많은 이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BBC는 게놈프로젝트에 어느 정도의 예산이 소요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관계자는 “모든 결정은 돈보다는 시청자와 청취자의 만족에 가치를 두고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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