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설립한 SPP조선. 연간 40척 이상을 건조하면서 연매출 1조4000억원 규모의 중형 조선사로 성장했다. 12년 간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SPP조선에 문제가 발생했다. 선박 건조량이 많아짐에 따라 업무가 복잡해졌지만 프로세스가 표준화돼 있지 않아 효율성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재무와 물류가 별도 정보시스템으로 운영돼 데이터 통합성과 신뢰도도 낮아졌다. 복잡한 공정·자재·협력사 관리에도 문제가 발생했다.

SPP조선은 문제가 발생되기 시작하자 즉각적인 해법 찾기에 나섰다. 내부 논의를 거쳐 전사 프로세스혁신(PI) 기반 전사자원관리(ERP) 시스템 구축이라는 칼을 뽑아 들었다.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지만 일류 조선소로 도약하기 위해 정면 돌파를 하겠다는 경영진의 의지가 반영됐다.
선박 건조는 많은 공정을 거치는 특수 분야다. 설계와 생산이 동시에 이뤄지는 가변적 환경, 수십만개의 자재와 다양한 생산요인을 관리해야 한다. 제한된 일정에 공정을 마쳐야 하기 때문에 정확하고 효율적인 자원 운영도 필수다. 이를 위해 ERP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SPP조선은 지난해 7월 대우정보시스템을 PI 기반 ERP 구축 사업자로 선정,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SPP조선 네비게이션 브릿지 시스템 구축으로 명명된 이번 사업은 일년 동안 진행됐다. 네비게이션 브릿지 시스템은 ERP·그룹웨어·인사(HR) 등 모든 시스템을 통합한 SPP조선의 새로운 통합정보 시스템이다.
SPP조선과 프로젝트 수행업체인 대우정보시스템은 ERP 구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빅뱅 방식을 선택했다. 주요 핵심 업무는 SAP ERP 표준기능을 활용하고 조선 분야 특화업무는 ERP와 연계, 개발했다. 생산계획과 공정관리는 SAP 기반 원 플랫폼 BPP를 비롯해 모바일·웹 등 기술을 적용했다.
변창식 대우정보시스템 ES사업본부 전무는 “데이터 정합성이 떨어지는 기존 시스템을 고려해 데이터 마이그레이션 전략을 조기 수립했다”며 “데이터 변환 룰을 최대한 활용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SPP조선 ERP 구축 프로젝트는 착수한지 만 1년이 지난 7월 완료됐다. 각종 보고와 분석 프로세스를 단축, 업무효율을 증대했다. 예산관리 프로세스를 정립함에 따라 데이터 관리가 투명해져 기존 시스템이 산출하지 못했던 프로젝트별 원가집계와 차이분석이 가능해졌다. 데이터 신뢰도 향상으로 경영분석자료 활용 가치도 높아졌다.
오프라인으로 진행했던 협력사 견적업무도 웹포털로 이뤄져 간편해졌다. 체계적 검사시스템과 품질문제 코드화로 품질관리 수준을 높이고 설비 기준정보관리 체계 정립과 작업 표준화로 365일 24시간 설비 무정지 지원체계를 갖췄다.
SPP조선은 지속적인 변화와 창조적 혁신 기반 강소기업 실현을 위해 ‘비전 2020’을 선언, 경영혁신을 추진한다. 황규옥 SPP조선 경영혁신팀장 상무는 “대우정보시스템의 조선 분야 경험과 ERP 기술력이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 요인”이라며 “SPP조선은 ERP 시스템을 기반으로 국내를 넘어 세계 조선 업계를 이끄는 새로운 강자로 재탄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