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페이스북이 여성 직원들의 난자동결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실리콘밸리에 불고 있는 모성보호 바람을 타고 고가의 시술 비용을 회사가 대겠다는 것이다. 우수한 여성 직원이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사기를 북돋운다는 차원이다.
로이터는 애플과 페이스북이 정규직·파트타임 여직원들을 대상으로 2만달러(약 2131만원)까지 난자동결 시술·보관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1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페이스북은 기술직 주요 임원의 난자동결 비용을 지원하는 한편 지난 1월부터 직원들의 요청을 청취해 다양한 복지제도를 마련 중이다.
난자동결은 암 등 질환에 걸린 여성들이 치료를 위해 미리 건강한 난자를 채취해 얼려놓는 용도로 주로 쓰였다. 최근에는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임신 시기를 늦추는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채취한 난자를 영하 210도로 급속냉동한 뒤 임신을 원할 때 녹여서 인공 수정해 임신·출산이 가능하다. 좀 더 젊고 건강한 난자를 이용하기 때문에 노산에 따른 위험성도 줄어든다고 알려져 있다. 난자 동결은 미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지만 시술 가격은 통상 1만달러(약 1066만원), 보관비는 연간 500달러(약 533만원)에 달해 개인이 부담하기 쉽지 않다.
실리콘밸리 업체들은 최근 우수 여성 인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모성보호 혜택을 마련하고 있다. 애플은 최근 새로운 육아휴직 정책을 발표하면서 휴직 기간을 늘렸고, 페이스북은 부·모 가리지 않고 4개월간 유급 육아휴직을 제공하기로 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