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뮴 등 인체에 유해한 화학용매를 사용하지 않고 기계적 반응으로만 박막태양전지 원료를 생산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생산비용과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박막태양전지 상용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이병권) 이도권, 조소혜 박사팀은 초저가 박막태양전지 제조에 필요한 나노결정(나노분말) 잉크를 유해 화학용매 없이 손쉽게 대량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지금까지 개발된 박막태양전지는 주로 CIGS(구리-인듐-갈륨-셀레늄) 또는 CdTe(카드뮴-테릴륨) 화합물을 사용했다. 이들은 인듐, 갈륨, 테릴륨 등의 희소 원소 또는 카드뮴과 같은 유해 원소로 이뤄졌고 가격도 비싸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오염을 피하기 위해 무독성 범용 원소인 구리, 아연, 주석, 황만을 기계화학적으로 반응시켜 CZTS(구리-아연-주석-황) 나노결정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원료 분말을 큰 구슬들과 함께 통에 넣은 후 회전시키고 이때 발생하는 반응열에 의해 급격한 화학반응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원리를 이용했다. 이 방법은 고온 공정이 필요 없고 용매의 건조 및 나노입자 분리, 유기물 제거 등의 공정을 생략할 수 있어 생산 시간을 10시간 이상 단축시킬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박막태양전지 제조 기술은 무독성, 범용 원소들로 이뤄진 나노결정 원료를 유해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대량 생산가능하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라며 “제조된 나노결정이 대기 중에서 1년 이상 화학적·구조적으로 안정하다는 것이 확인돼 분말공정을 이용한 박막태양전지 상용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 성과는 나노기술 분야 국제학술지 ‘나노스케일(Nanoscale)’ 오는 21일자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될 예정이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