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가 국가재난안전통신망(이하 재난망) 용도로 활용할 700㎒ 주파수 대역을 사실상 확정했다.
미래부는 700㎒ 주파수 대역 중 718㎒~728㎒, 773㎒~783㎒의 20㎒ 폭을 재난망 용도로 결정했다고 12일 밝혔다. 미래부는 이 같은 내용의 700㎒ 주파수 대역 이용 방안을 이르면 이번 주 열리는 국무조정실 주파수심의위원회 심의에 상정,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700㎒ 주파수 용도를 둘러싼 논란도 일단락될 전망이다.
미래부는 재난망에 700㎒ 주파수 대역 중 20㎒폭을 배정한다는 방침이다. 재난망용 주파수는 700㎒ 주파수 대역 중 용도가 지정되지 않은 대역을 지정했다.
미래부는 이 같은 방안이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최선의 선택으로 보고 있다.
미래부의 재난망 주파수 대역 결정은 700㎒ 주파수를 이동통신 용도로 배정한 옛 방통위 결정을 존중·유지하는 것으로 풀이됐다. 700㎒ 주파수를 이통 용도로 할당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에 앞서 옛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012년 1월 700㎒ 주파수 대역 중 40㎒(728㎒~748㎒, 783㎒~803㎒) 폭을 이통 용도로 지정했다.
그동안 일각에선 이통 용도로 지정된 700㎒ 주파수 대역 40㎒ 폭을 재난망으로 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가 하면 이통 용도로 할당된 700㎒ 주파수 대역 40㎒ 폭은 물론이고 108㎒ 폭 전체에 대한 용도를 재설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는 “미래부가 이통 용도로 지정된 대역을 유지하며 별도 대역을 재난망으로 지정한 건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고 평가했다.
미래부가 재난망으로 지정한 대역은 옛 방통위가 이통 용도로 지정한 대역과 인접된 대역이다. 이는 향후 재난망 구축 이후 자가망과 이통사 상용망 간의 확장성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해석된다.
미래부가 재난망 용도로 700㎒ 주파수 대역 중 20㎒ 폭을 배정함에 따라 지상파방송사의 입지와 주장은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상파방송사는 그동안 UHD 방송 상용화를 위해 700㎒ 주파수 대역 중 최소 54㎒ 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래부의 재난망 대역 지정으로 700㎒ 주파수 대역 중 확보 가능한 대역은 48㎒ 폭만 가능하게 됐다.
방송 전문가들은 “지상파방송사 수신율이 5%에 불과해 대부분 가정이 유료방송을 시청하고 있다”며 “지상파방송사가 UHD 방송 상용화를 위해 700㎒ 주파수 대역 중 54㎒ 폭을 요구하는 건 논리적으로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지상파가 UHD 방송을 상용화하면 종전과 마찬가지로 유료방송에서 시청 가능할 것이라며 미래부 결정에 힘을 실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