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가 시작되면서 부실한 원전 안전과 비리 대책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수력원자력에 대한 국정감사장에서는 국회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소방차 기름을 훔치다 적발되거나 사택관리비 횡령, 부하 직원에게 향응을 받은 간부 등 이른바 ‘잡범’들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비리를 키운다는 훈계성 지적에 이어 안전인력이 부족하다는 우려도 나왔다.
가장 큰 쟁점은 원전 공공기관과 유관·납품업체의 유착 의혹이다. 야당 의원들은 지난해 원전 비리 사태로 드러난 ‘원전 마피아’ 문제에 대한 개선책이 여전히 마련되지 않았다며 강하게 몰아붙였다.
원전부품의 품질 검증 용역 사업을 한 업체가 독점하고 있으며 위조부품 문제가 불거진 이후에도 관련 업체가 다시 재검증 용역을 맡는 등 독점 체제가 지속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원안위 전문위원들이 연구용역을 무더기로 수주하는 등 유착 고리가 끊어지지 않는 문제도 제기됐다. 나라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엄청난 비리가 발각됐지만 아직까지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더 큰 위험은 국회에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의원들은 원전 마피아 폐해를 외치고 있지만 정작 이를 규제하는 법안은 처리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원전 비리 사건이 터진 이후 원전 마피아 규제 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법안소위에 올라가 있을 뿐 심사조차 미뤄진 상태다. 상임위에서 법안 처리가 후순위로 밀린 데다가 세월호특별법 처리 방안을 둘러싼 여야 대립으로 국회가 제 기능을 발휘 못한 탓이다.
올해 시행은 이미 물 건너갔다. 연내 법안이 통과 되도 내년 6월 이후에나 시행될 전망이다. 반년 이상을 허비하는 셈이다. 대책이 부실하다고 호통만 치지말고 국회부터 제 역할에 충실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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