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에 충실, 실속파 고객 사로잡아
LG전자가 지난달 출시한 보급형 4K 초고화질(UHD, 3840×2160) TV 42인치와 49인치 2종이 시장에서 잔잔한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홍보 없이 ‘화질 좋은 저렴한 UHD TV’라는 입소문에 실속파 소비자들의 구매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신 기능으로 무장했던 이전 모델과 비교해 ‘기본에 충실하자’는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LG전자는 지난달 42인치 UHD TV(모델명 42UB8200)와 49인치 UHD TV(49UB8300)를 각각 출고가 150만원과 190만원에 출시했다. 42인치는 지난 4월 삼성전자가 내놓은 보급형 40인치(UN40HU7000F) 189만원의 80%, 49인치는 50인치(UN50HU7000F) 249만원의 60% 수준이다. 약 5개월의 시차를 감안하더라도 큰 폭의 출고가 인하다.
비결은 ‘기능 삭제’다. 우선 이들 제품은 LG전자가 강력하게 내세우는 스마트TV 운용체계(OS) 웹OS 대신 옛 기종 ‘넷캐스트’를 탑재했다. 이 때문에 웹OS 앱 기반으로 작동되는 지상파·케이블 UHD TV 방송 및 UHD 주문형비디오(VoD)를 지원하지 않는다. 셋톱박스를 연결해야만 콘텐츠 감상이 가능하도록 해 제조 원가를 줄일 수 있었다. 특히 42인치 모델은 LG전자 UHD TV 중 최초로 3차원(D) 기능을 빼는 파격을 선보였다.
LG베스트샵 관계자는 “TV 교체를 문의하러 방문했다가 매장에서 처음 소개받고 구입하는 고객이 대부분”이라며 “42인치는 매장마다 하루 2~3대씩 꾸준히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제품은 프리미엄 제품군과 동일한 IPS 광시야각 패널을 썼다. 최고 화질을 보장하는 대신 마케팅 비용을 줄여 가격을 낮췄다. 마케팅 없이 ‘입소문’의 힘으로만 팔리고 있는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판매 초기로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화질에 충실한 첫 울트라HD(UHD) 보급형 모델로서 의미가 있다”고 소개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