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 주말 짱]사랑스런 고무오리 `러버덕`이 서울에 온다

높이 32m, 무게 600㎏의 거대오리 ‘러버덕’이 오는 14일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 뜬다. 홍콩, 베이징 등 세계에서 수천만명의 인파를 모은 거대 오리의 한국 나들이 소식에 인터넷은 러버덕에 대한 기대로 가득하다. 아무런 의도 없이 그저 존재만으로 행복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러버덕. 11월 14일까지 한 달간 석촌호수에 머무를 러버덕을 만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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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타이완 가오슝을 방문한 러버덕, 5일간 50만명을 불러모았다. <사진=러버덕 프로젝트 서울>

◇거대 오리의 탄생과 여정

네덜란드 설치 예술가 플로텐테인 호프만이 2007년 시작한 공공예술 프로젝트다. 오리의 크기는 최대 가로 26m, 세로 20m, 높이 32m에 달하며 고무 재질로 이뤄졌다. 어릴 적 갖고 놀던 노란 고무 오리 인형의 거대 버전이다.

러버덕은 탄생 이래 프랑스 생나제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일본 오사카, 호주 시드니, 브라질 상파울로, 홍콩 등 14개 도시를 여행했다. 해당 도시에 띄워놓는 것뿐이지만 러버덕을 만나기 위해 홍콩에서는 30일 간 800만명이 모여들었고, 타이완 지룽에서는 50만명이 몰렸다. 홍콩 전시기간 중 중국 곳곳에서는 ‘짝퉁 러버덕’이 등장하기도 했고, 류덕화 등 중화권 인기 연예인들도 러버덕을 ‘알현’하기 위해 빅토리아항으로 모여들었다. 특히 청룽은 ‘중국 러버덕 팬클럽 회장’으로 추대돼 베이징 전시 마지막 날 석별의 정을 나누기도 했다.

◇러버덕의 매력 ‘치유의 힘’

러버덕의 영문 이름은 ‘Rubber duck(고무오리)’이다. 특별한 의미도 없고, 의도도 없다. 그저 사람들을 치유하는 힘을 선물할 뿐이다.

러버덕 프로젝트를 시작한 호프만은 “러버덕은 국경도, 경계도, 차별도, 정치적 의도도 없다”며 “친절한 러버덕은 치유하는 힘을 갖고 있으며 세계의 긴장을 풀어준다. 러버덕은 부드럽고 친절하며 모든 이들이 즐길 수 있다”고 소개한 바 있다. 거품 목욕을 즐기는 서구 욕조 문화에서 거품 위에 둥둥 띄우는 작은 오리인형일 뿐이라는 의미다. 러버덕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홍콩 전시기간 중에는 러버덕의 바람이 빠져 침몰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것이 러버덕의 매력을 배가 시켰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겪게 되는 실수와 부족함을 눈앞의 ‘바람 빠진 러버덕’과 공감하기 때문이다.

◇잠실의 새 역사를 함께 여는 러버덕

러버덕이 석촌호수에 등장하는 14일은 잠실 롯데월드몰(제2롯데월드 저층부)의 개장일이기도 하다. 롯데월드몰은 서울 송파구 잠실동 일대 석촌호수 동호 옆 8만7770㎡ 부지에 건설된 복합 상업시설로 롯데의 부지매입 26년 만에 첫 개장을 눈앞에 두게 됐다. 국제관광지구로 지정된 서울 송파구로서도 오랜 숙원이 결실을 맺게 된 셈이다.

건설 당시부터 개장 승인까지 안전성 문제로 말이 많았지만, 롯데월드몰은 30년 가까이 공터로 방치됐던 잠실역 사거리 한 켠을 세계적 규모의 복합 공간으로 탈바꿈 시켰다. 555m 높이를 향해 오르고 있는 롯데월드타워(2016년 준공 예정)의 위용과 함께 잠실동-종합운동장-테헤란로를 잇는 ‘2호선 강남벨트’의 스카이라인을 바꿔놓았다는 평가다.

이를 위해 롯데는 송파구청과 함께 러버덕을 한국으로 초청, ‘새 잠실 시대’의 시작을 알릴 계획이다. 주한 네덜란드 대사관도 러버덕의 한국 나들이를 후원하면서 한국과 네덜란드 간 우호 증진과 상호 이해의 장이 폭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러버덕 만나러 가는 길, 러버덕의 ‘다음’은?

서울지하철 2호선 잠실역 1·2번 출구와 8호선 10·11번 출구에서 도보로 5분 거리다. 러버덕의 다음 행선지는 ‘비밀’이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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