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젠은 삼성전자가 인텔과 협력해 개발 중인 운용체계(OS)다. 애플과 구글 OS인 ‘iOS’나 ‘안드로이드’에 대적하는 OS로의 부상 여부가 관심사다. 타이젠폰 출시가 지연되고 있지만 카메라·스마트워치에는 이미 적용됐다. 다음해에는 TV·가전 등에도 확대 적용된다. 이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IFA 2014’에서 타이젠TV 공개가 기대됐지만 삼성전자는 그 시점을 다음해 1월 미국 ‘CES 2015’로 넘겼다.
IFA 기간 삼성전자 TV 고위 임원으로부터 타이젠을 향한 언론의 지대한 관심 배경을 질문 받았다. 순간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떠올랐다. 제조에서는 이미 세계적 기업으로 올라선 삼성전자지만 과연 서비스인 OS에서도 정상에 오를 수 있을까.
OS는 플랫폼이다. 많은 기업은 이 플랫폼에 맞춰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한다. 그 플랫폼 주도권은 한동안 미국 기업의 독차지였다. 모 대학교수는 “과연 한국 기업이 주도하는 플랫폼을 외국 기업이 채택하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삼성은 그 벽을 넘어서려고 한다.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대표는 IFA 2014 기조강연에서 “스마트홈이 큰 파급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우리 함께 혁신의 역사에서 가장 큰 기술의 도약을 이루어 보자”고 말했다. 삼성이 ‘스마트홈’ 분야에 시장(플랫폼)을 주도적으로 만들 테니 기업들이 들어와 함께 산업을 키워보자는 제안이었다.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우수한 기술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소비자와 산업계를 끌어들일 수 있는 흡입력이 필요하다. 그들이 없다면 생태계 조성은 불가능하다.
최근 경쟁사 임원의 삼성 세탁기 파손 여부가 논란이다. 문제는 짚고 넘어가야 한다. 하지만 경과를 보면 ‘과열 양상’을 지울 수 없다. 서로에게 생채기만 남는 게 아닐지 우려된다. 두 회사 모두 한국 대표기업이다. 머리를 맞댄다면 시너지가 날 부분이 많다. 이번 사안이 공생 발전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마무리되기를 바란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