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6의 NFC기능이 ‘애플 페이’ 서비스에만 한정 구동된다고 17일 월스트리트저널이 현지 IT전문 매체의 기사를 인용, 보도했다.
컬트 오브 맥, 버지 등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6에 내장된 NFC 칩을 애플 페이에만 쓸 수 있도록 하고, 이를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없도록 제한했다.
◇왜 제한하나
애플이 ‘적용 제한’이라는 초강수를 두는 데는 크게 두 가지 노림수가 있다. 첫째, 제한적 사용을 통한 경쟁 서비스 고사 전략이다.
NFC는 이미 널리 보급된 상용 기술이다. 이를 활용한 서비스가 널려 있다는 얘기다. 이들 서비스는 곧 애플페이의 경쟁 상대다. 이들을 견제할 수 있는 위험하지만, 가장 강력한 수단이 바로 ‘독점적·배타적’ 사용이다.
둘째는 협상 우위 선점 효과다. 무선 결제 서비스의 특성상, 여러 금융권 업체들과의 협업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지금껏 갑의 위치를 누려온 금융기관들이 애플과의 공조에 호의적일리 없다. 이 때 애플이 꺼낼 수 있는 것이 바로 사용제한 카드다. 이를 통해 ‘우리와 손잡지 않으면 아이폰 사용자는 너희 고객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한 방에 던져준다.
실제로 아이폰6 공개 이후, 그간 애플에 고압적 자세를 유지해온 캐피털원과 네이비 페더럴 크레딧 유니온 등 현지 신용카드 업체들이 뒤늦게 애플 페이 대열에 합류했다.
◇국내 도입시 파장
늦어도 연내 국내 출시가 예상되는 아이폰6에 NFC 기능이 제한되면, 당장 교통카드 기능은 기대하기 힘들다.
현재 신용카드사들이 서비스중인 각종 스마트지갑 기능도 아이폰6에서는 불가하다. 일부 사용자들이 이용하는 구글월렛 역시 NFC를 기반으로 서비스중이긴 하나, 정작 아이폰에서는 이용할 수 없다.
삼성 갤럭시3부터 스마트폰 사용자들 사이에 일반화돼 있는 폰대폰(페어링) 기능도 쓸 수 없게 된다. 기술적으로는 사진 등 각종 콘텐츠를 NFC를 통해 무선 교환할 수 있지만, 애플의 이번 패쇄 정책으로 이같은 간단한 기능도 제한될 수 밖에 없어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향후 전망
전례를 볼 때 NFC에 대한 애플의 이같은 폐쇄적 정책이 바뀔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애플은 작년 9월 아이폰5s에서 지문인식을 통한 인증 기술인 ‘터치 아이디’를 도입하면서 아이튠스 결제 등 일부 자사 서비스만 이를 쓰도록 했다. 하지만, 1년 만에 이 제한을 풀었다. 이에 따라 오는 17일 출시될 iOS 8부터는 서드 파티 앱도 터치 아이디 인증을 쓸 수 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