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처가 에너지산업 신시장 창출을 위해 뭉쳤다. 에너지 기술을 국토, 국방, 농업 등 연관 산업에 활용해 에너지 융·복합 신산업을 육성하겠다는 목표다. 차량 통행시 도로에 발생하는 압력을 전기로 전환해 전력을 생산하는 기술을 실제 도로에 적용하고 연료전지·이차전지 기술을 군 특수 환경에 응용한다. 첨단 국방기술을 민간 확산까지 추진한다. 화력발전소에서 버려지고 있는 온·배수는 고수익 작물재배 시설에 열원으로 활용해 겨울철 온실 난방에너지 비용을 최소화하고, 농가에 새로운 수익모델을 제공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국토교통부, 국방부, 농림축산식품부와 협의를 통해 국토, 국방, 농업 등 3개 분야에서 4개 기술개발을 추진한다. 소통과 협력으로 에너지 신시장을 만드는 사업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국토분야 협력 사업은 고속도로를 발전소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는 ‘도로교통 미활용 에너지 이용을 위한 압전 에너지 하베스터 개발과 실증’이다. 압전소자를 도로에 매설해 차량 통행으로 발생하는 압력을 전력으로 전환·저장하고 이를 독립 전력원으로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압전 에너지 하베스팅은 미활용되고 있는 압력, 충격, 진동과 같은 기계적 에너지를 전기적 에너지로 변환하는 친환경 발전시스템이다. 기존 전력망으로 연결하고 미활용 에너지를 이용해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분산전원시스템이다.
우리나라는 신재생에너지 보급 목표 달성을 위해 기존 신재생 에너지원의 한계를 극복하고 시간적·공간적 제약이 적고, 날씨 영향을 적게 받는 새로운 제3의 발전 기술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는 압전 에너지 하베스터 기술 개발을 통해 국내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고 국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술이 개발되면 미활용 에너지를 회수해 이산화탄소 발생 없는 고속도로를 구현하고 가로등, 신호등에 독립된 반영구적 전력 공급시스템 구축이 가능하다. 압전발전 선도 기업 이스라엘 이노와텍 연구결과, 압전 하베스팅을 통한 35% 에너지회수 시 차량 발생 이산화탄소를 전력생산으로 얻는 저감 양으로 상쇄할 수 있다.
기술개발을 통해 연평균 복합 성장률 37.6%로 전망되는 압전 에너지 하베스팅 시장 우위를 선점하면 높은 수익을 창출하고 에너지 관련 신산업 개발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압전 발전 신기술 확보와 세계적 수준의 발전량 달성을 통해 에너지 하베스팅 개념을 실용화하고 스마트 도로와 같은 다양한 파생상품 개발이 가능하다. 또 압전 에너지 하베스팅 시스템은 센서와 주변 시스템에 전력을 공급해 IT 융합 스마트 도로와 같은 분야 개발에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다.
정부는 기술개발을 위해 △메크로 스케일 에너지 하베스팅용 고효율 압전소자 기술개발 △압전 에너지 하베스팅 시스템 설계 및 최적 모듈개발 △대용량 에너지 하베스팅 모듈 출력 향상을 위한 최적 회로 기술개발 △압전 에너지 하베스터 시공기술 개발 및 현장 적용 등 연구개발 과제를 추진한다.
기술 개발에 성공하면 1㎞ 압전 스마트 도로에서 시간당 600대의 차량 통행시 250가구의 1개월 전기 사용량 200㎾h를 시간마다 생산할 수 있다. 정부는 1㎾당 설치비를 378만원으로 줄여 약 440만원의 설치비용이 소요되는 이스라엘 대비 14% 낮춘다는 목표다. 성태현 국토분야 기획위원장(한양대학교 교수)은 “압전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은 기존 도로 개념을 뛰어넘는 스마트 도로 구현을 위한 패러다임 전환의 핵심”이라며 “소형화가 가능하고 시·공간적 제약이 적어 설치비용 회수 기간이 짧을 것”으로 기대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