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업계가 음성 롱텀에벌루션(VoLTE) 3사 연동 이후에도 기존 2세대(2G)·3G 음성통화와 동일한 요금제를 유지할 방침이다. 인터넷전화(VoIP)와 동일한 패킷방식을 사용하지만 데이터 요금제로 전환하는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정부는 통신비 절감 방안으로 데이터 요금제 전환을 요구할 움직임이어서 진통이 예상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는 VoLTE 연동이 마무리 되고 VoLTE 연동 단말기가 출시되더라도 당분간은 기존 서킷 기반 음성 요금제 외에 별도 요금제를 출시하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서킷망과 패킷망은 음성 전송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그동안 2G·3G에서 적용한 서킷(Circuit)망은 주파수 한 채널을 송신자와 수신자가 독점 사용하는 방식이다. 송·수신자 간 직통망이 뚫려 음성 신호 손실을 최소화 했다. 반면에 패킷(Packet switching)망은 데이터를 패킷 단위로 쪼개 다양한 경로로 수신자에게 보내고 이를 다시 재조합한다.

신호 손실이 적다는 점에서 품질 보장을 위해 서킷 방식이 유리하지만 주파수 효율성은 패킷이 좋다. 패킷 방식은 붐비지 않는 채널로 데이터를 보내면 되기 때문이다. VoIP가 상대적으로 요금이 저렴했던 이유다.

이동통신에도 패킷을 쓰는 VoLTE를 3사 연동해 제공하면서도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하기 꺼리는 이유는 데이터 패킷과 음성 패킷 전송 방식의 차이, 이동통신업계의 LTE 투자비 회수, 3사 간 형평성 등의 문제 때문이다.

이통사는 VoLTE를 패킷망에 실어보내지만 데이터와 달리 음성 신호에 우선권을 부여한다. 이통사 네트워크 담당자는 “음성 신호가 들어오면 가입자망(엑세스망)과 코어망 사이에서 무조건 우선권을 줘 통과할 수 있도록 한다”며 “3G는 서킷망이라고 해도 음성 신호가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폭이 12㎒ 남짓이지만 VoLTE는 오히려 대역폭이 넓어져 음성 품질이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이통사 투자비 회수 문제도 거론됐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2G·3G로도 충분히 음성서비스가 가능하지만 정부가 VoLTE 3사 연동을 밀어붙여서 기술 투자를 했는데 그것 때문에 요금을 낮추라는 건 말이 안된다”고 잘라 말했다.

VoLTE를 제공하지만 3G망과 번갈아 사용할 수 있어 단일 요금제를 내기에는 무리라는 지적도 나왔다. 3G·4G 중 어떤 망을 사용할지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고 4G망이 구축되지 않은 곳에서는 2G·3G망으로 음성 통화를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통사 간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신 요금제 출시로 VoLTE 가입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LG유플러스만 가입자당매출액(ARPU)이 급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2G·3G 가입자는 LG유플러스(2G)가 약 500만명, KT(3G) 약 700만명, SK텔레콤(3G) 약 1000만명으로 추산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정부 요구가 있더라도 당분간 VoLTE 전용 요금제 출시 계획은 없다”며 “추이를 봐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요금인하 여력이 있으면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며 “아직까지 논의 초기단계”라고 설명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