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14]업계 경쟁으로 시너지 기대되는 `스마트홈`

IFA 2014에서 드러난 삼성전자·LG전자·밀레·지멘스·하이얼 등 굴지의 가전기업의 차세대 전략사업은 단연 ‘스마트홈’이다. 그림은 다소 차이가 나지만 확실한 것은 스마트홈 사업으로 차세대 먹거리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만은 확실하다. 입심 대결도 뜨거웠다. 안규문 밀레코리아 사장은 “밀레는 이미 18년 전부터 스마트홈 서비스를 시작했다”며 “당시에는 시장 여건이 형성되지 않아 공격적으로 사업을 펼치지 않았지만 이제 시장이 형성돼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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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이 LG 스마트홈 서비스인 `홈챗` 서비스를 체험하고 있다.

스마트홈 시장 개척자를 자청하는 국내 가전업계 시각은 다르다. 우리 기업도 시장을 타진한지는 이미 한참의 시간이 흘렀으며 본격적으로 상용화한 것은 국내기업이 처음이라는 것. 국내업계는 앞서 밀레의 스마트홈 시장 진출에 대해 ‘보수적인 밀레의 변화’라며 스마트홈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기에 돌입하는 전조라고 표현했다. LG전자는 이번 행사기간에 내놓은 자료에서 2009년 세계 최초로 스마트 진단 기능을 적용한 세탁기를 출시했으며 2011년부터 스마트 가전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전시에서도 스마트홈으로 관람객의 눈길을 끌기 위한 경쟁은 뜨거웠다. 가장 큰 관심을 받는 기업은 삼성전자.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대표는 ‘미래 가정을 제시한다’는 내용의 개막 기조강연에서 삼성이 주도하는 스마트홈에 업계의 적극적인 동참을 요구한데 이어 전시 부스에도 스마트홈을 중앙에 배치했다. 삼성은 이번에 공개한 스마트홈에서 안전(Safety) 서비스, 에너지 모니터링, 위치 인식, 음성 제어 등 고객이 일상생활에서 필요로 하는 핵심기능 4가지를 선보였다. 예컨대 소비자가 집안에 근접하면 스마트홈 플랫폼이 이를 인식해 조명을 켜고 여름에는 에어컨을 가동한다. 침대에서 ‘나 잘께(I`m going to bed)’라고 삼성 웨어러블 기기인 갤럭시 기어에 말하면 ‘잘자(Good night)’라는 답변과 함께 조명이 꺼진다. 삼성전자는 현장에서 이를 시연했다.

삼성전자가 미래 스마트홈의 그림을 제시했다면 LG전자는 당장 상용 가능한 홈챗으로 관람객의 시선을 끌었다. 홈챗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기기로 생활가전 이외에 로봇청소기, 스마트조명, 무선 멀티룸 오디오 등으로 확대한 LG전자는 특히 스마트 온도조절기업체 ‘네스트’를 시작으로 사물인터넷(IoT) 연합체인 ‘올씬얼라이언스(All Seen Alliance)’와의 스마트홈 협력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유럽 2위 통신사업자인 텔레포니카와 스마트홈 분야 공조를 추진중인 것도 공개했다. 조성진 LG전자 사장은 “스마트홈으로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어떤 플랫폼, 서비스와도 연동을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밀레와 지멘스 등 유럽기업의 스마트홈은 아직 타 업계와의 공조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밀레가 공개한 ‘밀레엣모바일(Miele@Mobile)’은 스마트폰으로 드럼세탁기, 의류건조기, 식기세척기 등 가전제품의 작동 상태를 확인하거나 원격 제어한다. 특징이 있다면 기기가 서로 연결돼 식기세척기의 종료 시간을 오븐에서 확인하거나, 냉동고 문이 열려있는 것을 오븐에서 알려준다. 또 상대적으로 비싼 유럽의 전기료를 고려해,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지멘스도 스마트기기로 가전제품을 통합 제어할 수 있는 ‘홈 커넥트’를 공개했지만 상대적으로 주력으로 내세우지는 않았다.

중국업체 하이얼은 스마트기기와 냉장고·에어컨·세탁기·와인셀러 등을 결합해 다양한 스마트홈 서비스를 구현했다. 냉장고에 적용한 ‘스마트음식관리(Smart Food Management)’ 기능은 음식이 적정한 곳에 적정 온도로 보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스마트경고’ 기능은 하이얼이 자체적으로 확보한 음식 정보를 실시간으로 고객에게 알려준다.

베를린(독일)=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