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의 의지… LG전자의 미래는 `디지털 사이니지`

LG전자가 구본준 부회장의 전폭 지원에 힘입어 디지털 사이니지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이니지 옥외광고의 천국’ 미국에 옥외 사이니지 전문업체를 설립하고, 관련 사업을 적극적으로 후원하며 업계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이달 상용 최대 98인치 사이니지도 출시해 옥외광고 시장을 정조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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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 LG전자 부회장 <사진=LG전자>

10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1월 미국 업체 MRI와 함께 옥외 사이니지 전문업체 ‘LG MRI’를 설립했다. MRI는 미국 애틀랜타에 위치한 글로벌 옥외 사이니지업체로 내구성과 빛 반사에 강한 품질을 자랑한다. 전 세계에 1만여개 사이니지 설치 실적도 보유하고 있다. LG MRI는 미 MRI의 옥외 사이니지 기술과 LG전자의 디스플레이, 유통망을 결합해 공격적인 옥외 사이니지사업을 추진한다. 9월 현재 47인치에서 84인치 사이의 옥외 사이니지를 MRI의 애틀랜타 공장에서 생산해 전 세계에 공급하고 있다.

국내에서의 행보도 주목된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서울 송파구 한국광고문화회관에 조성 중인 디지털 사이니지 체험전시관 ‘창의광장’에 자사 사이니지를 제공해 솔루션(앱) 개발자들에게 편리한 환경을 조성했다. 오는 10월 열리는 한국전자산업대전에서는 디지털 사이니지 솔루션 개발 세미나 개최로 사이니지 생태계 조성에 팔을 걷어 붙였다.

이달 말에는 상용 모델 중 세계 최대인 98인치 4K UHD(3840×2160) 해상도 사이니지를 국내에 정식 출시한다. 자유로운 디지털 동영상 광고를 골자로 내년 시행이 목표인 옥외광고법 개정안을 겨냥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내놓은 85인치보다 13인치 더 큰 모델이며, 야외에서 100인치에 가까운 거대 화면으로 광고 몰입감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올해에만 새 모델 21개를 출시해 이미 지난해 출시 개수에 다다랐다.

LG전자의 공격적인 사이니지 행보는 구본준 부회장이 잡은 ‘미래 신수종사업’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평가다. 2008년 구 부회장이 재직하던 LG상사의 디지털 사이니지사업 검토 발표가 신호탄이었다. 2007년 말 해외출장 중 사이니지산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2010년 말에는 LG전자 부회장으로 옮긴 뒤 본격적으로 사이니지사업에 진출하기도 했다.

이는 LG전자 전신 금성사와 LG반도체(현 SK하이닉스), 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를 거치며 쌓은 전자산업과 디스플레이 분야에 대한 식견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 회복과 함께 LG전자의 미래 재도약 카드기도 하다. 최근에는 MC사업이 회복되며 디지털 사이니지사업에 집중할 실탄도 갖춰 업계는 사이니지에 힘이 더 실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하현회 LG전자 HE(홈 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장(사장)도 지난달 행사장에서 기자와 만나 “디지털 사이니지사업의 미래는 밝고 무궁무진하다”며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LG전자도 열심히 하려 한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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