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 얼리어답터에요. 누구나 동영상·사진을 편리하게 편집하고 제작할 수 있는 앱을 만들고 싶습니다. 언젠가 관련 사업도 꼭 할 겁니다.”
까만 선글라스 너머 도시적이면서도 귀여운 외모, 화려하고 강렬한 춤으로 1980년대 오빠 부대를 이끌었던 가수 박남정씨가 마이크 대신 마우스를 잡았다. 20대 시절 거울 앞에서 춤추고 노래하는데 구슬땀을 흘리며 최고 가수로 시대를 풍미했다면 48세인 지금은 최신 트렌드인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무대가 아닌 IT 업계에서 새로운 도전을 할 예정이다.
최근 박남정씨는 스마트 앱·게임 개발 전문 교육기관인 스마트아카데미에서 스마트앱개발과정을 수료했다. 복잡한 코딩 없이 앱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 교육 강좌다. 유니티3D, 플레이메이커 등을 사용해 원하는 앱을 제작할 수 있다. 관련 전공자가 아니어도 누구나 앱이나 게임을 개발할 수 있다. 박 씨는 조원들과 함께 영어 앱과 간단한 게임을 개발했다.
정보기술(IT)과 큰 관련이 없는 가수가 왜 앱 개발을 공부했을까. 박 씨는 “최신 기술에 관심이 많은 전형적인 얼리어답터”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단순히 최신 전자제품을 사용해보고 수집하는 차원을 넘어 직접 소프트웨어를 다루고 만들어보는 것을 즐긴다는 설명이다. 프로그램을 사용해 그린 그림 실력도 수준급이라고도 소개했다.
어느덧 40대 후반. 소프트웨어가 낯설 수밖에 없는 나이지만 그는 골프보다 더 재미있는 취미로 앱 개발을 꼽았다. 박 씨는 “KAIST 컨버전스 최고경영자(CEO)과정을 수강했는데 동기들이 대체 왜 앱 개발을 좋아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라”며 “내게 앱 개발은 골프보다 훨씬 재미있는 취미이자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장난감”이라고 말했다.
박 씨는 교육과 음악 관련 앱에 관심이 많다. 과거 영어 교육과 음악을 결합한 앱 제작도 시도했다. 수강 과정을 마쳤으니 앞으로 관련 분야를 꾸준히 시도할 생각이다. 그는 “아직 구체적 계획을 정한 것은 아니지만 뮤직비디오를 만들거나 동영상과 사진을 쉽게 편집할 수 있는 재미있는 앱을 꼭 서비스하고 싶다”며 “향후 관련 사업도 해보고 싶은 욕심이 크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