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한국IBM 대상 감사 진행…KB금융사태와 연관성 주목

한국IBM이 최근 미국 본사로부터 감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IBM은 한국IBM에 감사 인력을 보내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감사 대상과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국내 대형 로펌의 자문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법인에 대한 본사의 감사 자체는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 한국IBM는 일 년에 한두 차례 감사를 받는다는 게 전·현직 한국IBM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하지만 이번 감사가 미묘한 시점에 진행되면서 ‘특별한’ 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먼저 KB금융 사태와의 연관성이다. KB국민은행의 주 전산시스템 교체 문제를 놓고 시작된 KB금융그룹의 내분은 셜리 위 추이 한국IBM 대표의 이메일 한 통이 도화선이 됐다. 위 추이 대표가 메인프레임 사용에 관해 이건호 KB국민은행 행장에 새로운 제안했고 이를 행장이 은행 상임 감사와 CIO 등과 공유, 검토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벌어진 게 KB금융 사태의 골자다. 금융권 최고 경영자들에 대한 징계와 공정위 및 검찰 고발까지 촉발한 이번 문제에 한국IBM의 관련성을 따져보고 앞으로의 대응을 위한 차원에서 감사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감사가 KB금융 문제 때문에 시작된 것으로 안다”며 “대형 로펌에서 자문을 받고 있는 건 그 만큼 문제가 가볍지 않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로펌의 자문은 감사 시 지원을 위한 통상적인 일이라는 반박도 있다.

이번 감사가 관심 받는 또 다른 배경은 한국IBM의 실적 부진이 언급된 이후에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을 진행하면서 IBM 본사 임원은 이례적으로 한국 시장에서의 실적 부진을 언급했다.

마틴 슈로터 IBM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실적을 묻는 애널리스트 질문에 “중국과 인도에서는 꽤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호주와 한국에서는 악화(degradation)됐다”고 말했는데, 이후 한국IBM 내 일부 사업부에서 구조조정이 진행됐고 이번 감사 소식이 전해져 한국 내 사업 부진과 관련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한국IBM은 그러나 입을 굳게 닫고 있다. 한국IBM 측은 감사 여부는 내부 사정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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