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업계 증산 경쟁…판매 확대에 사활 걸어
글로벌 자동차 산업 구도가 중국과 미국, 양대 축을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과 미국이 완성차 공장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면서 전체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육박했다.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자동차 열 대 중 넉 대는 중국과 미국에서 생산되는 셈이다.
이 같은 자동차 산업의 중·미 쏠림 현상은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 현지화를 이용한 판매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같은 증설 경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자칫 중국과 미국 경기 침체 시 과잉 투자로 인한 자동차 업계의 수익성 악화 및 구조조정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이에 따라 완성차와 부품을 망라해 국내 자동차 업계도 정교한 현지화 전략을 짜야 한다는 분석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과 미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3318만3000대로 글로벌 전체 생산량(8780만5000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7.8%를 차지했다. 이 같은 비중은 지난 2009년 31.8%에서 4년 만에 6%포인트(P) 상승한 것이다.
국가별 생산량 추이를 살펴보면 중국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중국 자동차 생산은 2009년 1379만대에서 지난해 2211만대로 4년 새 60%나 급증했다. 중국은 2009년 이후 자동차 생산국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2위인 미국과의 격차도 갑절로 벌어졌다. 사실상 세계 자동차 산업을 좌지우지하는 독보적인 시장이자 생산국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중국의 자동차 생산 증가는 거대 시장을 겨냥한 글로벌 업체의 증설 경쟁이 배경이다. 폴크스바겐, GM, 현대·기아차, 닛산, 도요타, 혼다, 포드, PSA(현지 판매량 순) 등 현지에 합작 진출한 해외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시장을 놓고 각축전을 벌인다.
미국은 2000년대 중후반 구조조정 및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바닥을 찍은 후 기력을 회복하는 추세다. 미국 자동차 생산은 2009년(571만대) 이후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에는 1106만대로 2000년대 초반 수준을 회복했다. 같은 기간 자동차 판매도 지속 성장하면서 해외 자동차 업체들의 현지 생산 확대 필요성이 커졌다.
이성신 비엠알컨설팅 대표는 “최근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중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생산 현지화 및 규모의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국내 완성차 및 부품 업체들도 현지 시장의 성장 패턴과 수출을 포함한 유연한 생산 및 경쟁 업체의 전략 등을 고려한 면밀한 대응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