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업체 페어차일드가 국내 경기도 부천 공장을 자사 반도체 생산 핵심 기지로 육성한다. 페어차일드는 본사 차원에서 추진 중인 외부 파운드리 이용 확대와 관계 없이 부천을 주력 생산 거점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최근 고객사 방문차 방한한 비제이 울랄 페어차일드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기자와 만나 “장기적으로 비즈니스 성장과 수요 증가에 맞춰 부천 공장의 8인치 웨이퍼 생산을 계속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페어차일드는 지난달 말 자사의 웨이퍼 생산을 8인치 중심으로 전환하는 동시에 외부 파운드리 이용 비중을 높이는 생산라인 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국 유타주 웨스트 조던과 말레이시아 페낭의 웨이퍼 생산 및 반도체 조립라인이 문을 닫고, 국내에서도 부천 공장의 5인치 라인이 폐쇄 절차를 밟게 됐다.
울랄 사장은 “미국 일부 공장과 5인치 생산 라인이 중단되는 것일 뿐 부천 공장의 비중은 축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천 공장이 페어차일드 전체 반도체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종전처럼 60%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뜻이다. 페어차일드 반도체 공장 중 가장 큰 규모다. 울랄 사장은 부천 공장 근로자들에 대해서도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no impact)”이라며 감원 우려를 일축했다.
다만 현재로서는 부천 공장 생산 라인 증설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지난해 8인치 라인을 신설한 부천 공장에 아직 여유분의 생산 라인이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페어차일드는 부천을 중심으로 8인치 웨이퍼 비중을 확대해 비용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현재 40% 수준인 8인치 비중을 내년 말 75%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같은 기간 파운드리 아웃소싱 비중은 7%에서 35% 수준으로 높인다.
울랄 사장은 반도체 생산 라인 조정에 관해 “고객에게 보다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비용 절감 효과를 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통의 반도체 회사 페어차일드가 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뉴 페어차일드’가 됐다”며 “반도체 단품이 아닌 고객이 원하는 솔루션을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회사로 발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