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산토리일까.”
일본 유명 사립대 4학년 오노 와타루씨(22)는 입사할 기업을 고르고 있다. 이미 지난 4월 일본 산토리를 비롯해 통신 대기업과 금융회사 등 다섯 곳으로부터 차례로 입사 예정자에 뽑혀 실제 취업할 곳을 정하기 위해 여러 가지 득실을 재고 있는 중이다.
#지난 7월 일본 인사(HR) 서비스 업체 아이뎀이 개최한 ‘취업 예정자 이탈 방지 세미나’에는 기업 인사담당자들이 대거 몰려 자리가 거의 없을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취업 예정자들을 부담 없이 상담할 수 있는 멘토링 프로그램과 인턴십 등이 소개됐다.
일본 기업들이 채용난을 겪고 있다.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려는 기업들은 많지만, 마땅한 자원을 뽑지 못하는 기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닛케이산업신문은 기업들이 채용 규모를 늘리며 대학 졸업생 대비 취업이 확정된 비율이 5년 내 최고를 기록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오는 2015년 3월 대학 졸업자 중 67.2%는 이미 취업이 예정된 기업이 있을 정도다.
닛케이신문 조사에 따르면 올 하반기 기업 채용 규모는 전년대비 약 16% 늘어날 전망이다. 일본 IT업체 인사 담당자는 “필요한 인원을 확보하기 위해 인문계 등으로 채용 대상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중복 취업 예정자도 많아 기업들은 자신이 확보한 인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접촉을 늘리는 등 방안 마련에 애를 쓰고 있다. 파나소닉은 취업 예정자를 위한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입사 전 동료의식 고취 등 효과를 얻기 위해서다. 긴테쓰 백화점도 취업 예정 학생들과 친목회를 지난해보다 1개월가량 앞당겼다. 회사 관계자는 “예년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닛케이산업신문은 지난 1990년대 초 일본 버블 경제의 붕괴 후 10여 년간 ‘취업 빙하기’가 지속됐지만 저출산 고령화가 심각해지며 올해가 일본의 ‘채용 빙하기’의 원년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