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달 탐사를 위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처음으로 손을 잡았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NASA는 큰 틀에서 달 탐사 협력에 합의했다. 양측 전문가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이 이달 협력 분야를 구체화하기 위한 논의에 착수한다. 논의 결과에 따라 내년 초 구체적인 협약을 맺을 전망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NASA와의 협력은 우리나라 우주 기술이 그만큼 도약했다는 의미다. 이번 협력으로 기술력은 한층 더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NASA 본부가 지난 7월 달 탐사 공동개념연구를 위한 ‘연구협정(Study Agreement)’을 체결하고 이달 워킹그룹 논의를 시작한다고 31일 밝혔다.
협정에 따라 항우연과 NASA는 구체적인 달 탐사 협력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이를 위해 양 기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워킹그룹을 구성했다. 워킹그룹은 이달 첫 모임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활동한다. 워킹그룹이 협력분야를 도출하면 이를 기반으로 공식협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 NASA의 협력은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는 NASA로부터 발사체 기술과 달 궤도진입 기술 등을 도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NASA는 통신 등 우리나라가 발사할 궤도선 기능 일부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연구단계에서는 구체적인 협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기로 양측이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이미 수년 전부터 NASA와 다양한 달 탐사 협력방안을 논의했지만 성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항우연과 NASA는 지난해부터 연구협정을 위해 책임자가 수차례 상호 방문해 협의를 진행했다. 특히 이전에는 에임즈연구센터 등 NASA 부설 연구기관과 협력을 논의한 반면에 이번에는 NASA 본부와 직접 협력한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항우연 관계자는 “달탐사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협력할 수 있을지 공동 연구를 통해 찾아보자는 것”이라며 “워킹그룹 논의에 따라 협력범위가 확대되거나 축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래부 고위 관계자는 “세부적으로 어떤 분야에서 어떤 기술에서 협력할지는 앞으로 논의해야 한다”면서도 “NASA와 협력할 정도로 우리나라 우주 기술이 발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권건호·송준영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