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국형 탈피오트(Talpiot) 제도인 ‘과학기술전문사관’ 1기 모집을 시작했다.
탈피오트는 우수한 인재가 군복무 기간 동안 과학기술 분야에서 연구할 수 있도록 한 이스라엘의 군복무제도다. 정부는 올해 20명의 과학기술전문사관을 선발하는 것을 시작으로 매년 선발해 체계적으로 과학기술 엘리트 장교 양성에 나선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제1기 과학기술전문사관 후보생을 1일부터 모집한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전문사관은 새로운 병역대체복무제도로 학사과정에서 전공과 함께 국방과학교육을 이수하고, 졸업 후 군사교육을 받은 뒤 국방기술 연구개발(R&D) 전문장교가 된다. 올해 선발한 1기 과학기술전문사관 후보생은 2017년까지 교육을 받고, 임관종합평가 등을 거쳐 2017년 6월에 소위로 임관한다. 임관 후에는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3년간 복무한다.
3년간의 의무복무 기간을 거쳐 2020년에 중위로 전역하지만, 원하는 경우 장기복무나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석박사통합과정 등 상위학위로 진학을 선택할 수 있다.
올해 첫 모집대상은 과학기술특성화대학 중 KAIST, 포스텍, 광주과학기술원, 울산과학기술대학교 재학생 중 4학기를 수료한 학생이다. 오는 26일까지 지원자를 접수받고 서류심사, 신체검사, 인성검사, 면접, 직무수행능력 평가 등 종합적인 심사를 통해 최종 후보생을 선발한다.
미래부와 국방부는 올해 20명을 선발하고 매년 후보생을 선발할 계획이다. 선발 인원은 사업성과 평가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최소 20명은 유지할 계획이다.
과학기술전문사관은 이스라엘의 과학기술 엘리트 장교 양성 프로그램인 탈피오트를 벤치마킹한 제도다. 탈피오트는 히브리어로 ‘최고 중의 최고’란 뜻이다. 이스라엘이 탈피오트 제도를 통해 배출한 인력은 소수지만 벤처기업과 학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필즈상 수상자이자 히브리대 교수인 엘론 린텐스트라우스, 보안시스템업체 체크포인트 공동창업자 마리우스 나츠 등이 탈피오트 출신이다. 배터리 교환방식의 전기차를 개발한 베터플레이스, 이베이가 인수한 지불 보안업체 프로드사이언시스도 탈피오트 출신이 창업한 벤처기업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과학기술전문사관 제도가 올해 사관후보생 선발을 시작으로 본격화된다”며 “국방부와 함께 제도를 운영하면서 성과를 평가해 제도 확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