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내 전기차 보급을 위한 자동차 제조사들의 협력이 이어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 강화 영향이다.
닛케이신문은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 보급을 위한 공동 개발 등 제휴가 확대되고 있다고 31일 전했다. 특히 미국과 일본 중국과 달리 유럽에서는 무선 충전기술 개발이 눈에 띈다.
오랜 라이벌 관계인 독일 BMW와 다임러는 지난 7월 전기차 무선충전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을 시작했다. 충전 인프라 거점도 함께 마련한다.
두 회사가 준비 중인 무선충전은 주차장 등에서 버튼만 누르면 코일의 자기장을 이용해 케이블 없이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는 구조다. BMW는 무선으로 출력 3, 6킬로와트(㎾) 충전이 가능한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다임러와는 7㎾ 출력을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충전 인프라 구축에는 두 회사와 함께 독일 지멘스, 보쉬도 참여한다. 각사가 공동 출자한 ‘허브 프로젝트’는 기존 충전 인프라를 상호 연결하고 동일한 카드로 어디서나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동전화 로밍과 비슷한 방법으로 초기 구축비용을 줄인다.
유럽 각국의 전력·통신회사와 제휴해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북유럽 국가 등으로 네트워크를 넓히고 있다. 현재 2800여개에 달하는 기존 충전 인프라를 연말까지 갑절로 늘릴 방침이다.
상용차 분야에서도 전기차 확대를 위한 협력이 이어지고 있다. 스웨덴 볼보와 스위스 ABB는 전기버스용 자동 충전 시스템 공동 개발에 합의했다. 버스 정류장 등에서 정차 중인 버스에 전기를 급속 충전하는 기술이다. 6분이면 충전 가능하다.
볼보는 디젤과 전기를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버스를 1600대 판매했다. 내년에는 순수 전기버스도 출시할 계획이다. 이미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ABB는 유럽 내 표준 전기버스 충전 시스템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다.
EU는 승용차 기준 오는 2021년까지 EU내 판매 신차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킬로미터(㎞)에 평균 95그램 이하로 낮추는 규제안을 마련했다. 지난해 기준 BMW와 다임러는 130그램(g) 초반, 소형차 비율이 높은 프랑스 르노와 푸조 시트로엥 그룹, 이탈리아 피아트는 110g 대다.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많은 일본 도요타도 110g대로 각 업체들은 전기차 또는 하이브리드차 판매 비중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