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공사(KBS)가 인천아시아경기대회(AG) 초고화질(UHD) 실험방송에 국산 방송장비를 도입한다.
UHD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한 가운데 이번 KBS의 인천AG UHD 실험방송이 국내 방송장비 업계에 새로운 판로를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KBS는 이달 19일 개최되는 인천 AG UHD 실험방송에 컴픽스, TV로직, 씬멀티미디어 등 국내 방송장비 업체가 개발한 UHD 방송장비를 대거 활용할 계획이다. KBS가 UHD 실험방송에 국산장비를 활용하는 것은 지난 4월 프로농구경기를 중계한 세계 최초 UHD 실험방송 이후 두 번째다.
KBS 관계자는 “이번 인천 AG 지상파 UHD 실험방송에 투입할 예정인 국산 장비는 컴픽스의 컴퓨터 그래픽 장비, TV로직의 4K UHD 전용 모니터 등 13종 70개 규모”라고 밝혔다.
이번 실험방송은 핵심 송출 단계인 영상 압축 과정에 국산 장비를 투입하는 것이 특징이다.
씬멀티미디어(대표 정중식)가 KBS와 함께 개발한 실시간 고효율 압축 코딩(HEVC) 인코더가 대표적이다.
그동안 미국 엘레멘탈 테크놀로지, 일본 NEC 등 글로벌 방송장비업체가 실시간 UHD 인코더를 선보인 적은 있지만 국내 업체는 씬멀티미디어가 유일하다. 이 제품은 풀HD 등에 활용했던 H.264보다 압축효율이 50%가량 높아 데이터 용량이 큰 UHD 방송 콘텐츠를 압축하는데 적합하다.
씬멀티미디어 관계자는 “현재 UHD 실험방송을 진행하기 위해 시스템 최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KBS는 엘리멘탈 등 해외 기업 제품과 국산 제품을 병행해 사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동안 지상파를 포함한 공인·사설 방송사의 국산장비 도입률이 미미했다. 시스템 호환성, 제품 신뢰성, 사후서비스(AS) 등이 취약한 것은 물론이고 중소기업이 많은 업태 특성 상 대규모 투자자금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제품을 개발해도 방송사업자에 공급할 수 있는 유통 채널이 부족했다.
방송장비 업계 관계자는 “방송사업자는 통상 품질이 검증된 해외 업체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에 그동안 시장에 진입할 기회를 얻기 어려웠다”며 “지상파 방송사 KBS가 UHD 실험방송에 국산장비를 도입하면 향후 케이블TV, IPTV 등 유료방송 시장에도 파급 효과가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