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부산에서 개최되는 ITU 전권회의를 앞두고 정부가 분주하다. 특히 이동통신 분야 강국을 자부하는 우리에게 지금보다 1000배 빠른 성능을 상징하는 5G 개발과 확산 전략에 많은 기대가 있었다. 정보, 통신, 방송을 포괄하는 기술정책을 담당하는 주무 과장의 발표에 많은 회원들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과 의견을 표출했다.
행사 전후에도 펼쳐진 회원들의 의견은 대체로 몇 가지로 모아졌다. 인프라 구축, 기술 개발, 표준화 선점도 중요하지만 먼저 시장과 생활에서의 수요와 혁신을 고려한 서비스 지향적 기술정책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간의 산업화시대와 초고속 정보통신시대의 발상과는 달리 국제적 선도 지위를 확보한 이동통신 분야에서는 남다른 창의적 전략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통신기술의 특수 전문성과 통신시장의 보편 다양성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 인력들이 집중 연구하는 추진 방식과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 했다.
또 통신 부품과 장비에 대한 국내 기업 경쟁력에도 많은 우려의 시각이 있었다. 현재 통신서비스에 무게를 두고 있는 통신 정책이 향후에는 통신 산업 전체를 균형 있게 포괄하는 방향으로 자리 잡기를 원하는 시각도 설득력 있었다.
‘Good to Great’의 저자 짐 콜린스의 명연 ‘버스가 갈 곳을 정하고 그에 적합한 사람을 태우지 말고, 적합한 사람을 먼저 태우고 버스가 갈 곳을 정하라’를 또 다시 음미하게 된다. 5G 기술과 인프라를 구축할 때 그 용도보다는 초연결시대의 비즈니스모델과 라이프스타일의 엄청난 변화를 먼저 생각하고 그에 상응하는 5G 인프라를 구축하자는 의미로 말이다.
임춘성(미래모임 회장, 연세대학교 정보산업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