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밴드 블루투스 헤드셋 ‘5할 지배자의 고민’

[테크홀릭] 목걸이형 블루투스 헤드셋, 일명 넥밴드 시장이 뜨겁다. 넥밴드란 목에 두르는 밴드를 갖춘 블루투스 헤드셋을 말한다. 넥밴드 시장을 주도하는 업체는 LG전자다. 이 회사는 지난 2010년 처음 넥밴드 시리즈인 톤 시리즈를 내놨다. 톤 시리즈는 지금까지 5종을 선보이며 전 세계 누적 판매량 200만 개를 넘어서는 등 성공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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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델에 제품명까지…대놓고 불법복제=LG전자 측은 국내 블루투스 헤드셋 시장을 모노를 빼면 월 10만대 수준으로 보고 있다. 관계자의 추정치지만 톤 시리즈는 이 가운데 45∼50%에 이르는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최근 들어 아이리버가 넥밴드를 내놓은 건 물론 삼성전자도 넥밴드 시장에 진입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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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진짜 문제는 ‘중국발 짝퉁’이다. 기본형 격이자 인기 모델인 HBS-730의 경우에는 아예 LG전자 로고나 모델까지 그대로 차용해 “LG전자 제품이 아니냐”는 착각을 할 만큼 베낀 짝퉁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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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인천세관 등에서 통관 절차를 거치다가 이런 사례가 자주 발생해 LG전자 제품이 맞냐는 확인 문의가 오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나온 지 얼마 안 된 HBS-750이나 HBS-900 같은 모델은 아직까지 이 정도로 베낀 짝퉁은 없지만 유사 제품은 많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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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렇게 대놓고 베끼는 제품이 등장했다는 건 바꿔 생각하면 그만큼 톤 시리즈가 성공을 거뒀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런 제품은 상표권은 물론 디자인 특허 관련 부분까지 광범위한 저작권 문제를 낳을 수 있다. 또 자석 처리 등 일부는 기술 관련 특허도 있다. 하지만 법적 보호 장치가 있는 국내에선 그렇다 쳐도 대부분 제조사가 중국 심천 등에 위치하고 있어 경고장을 발송해도 법적 효력이 미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LG전자의 HBS-730을 불법북제한 제품. 마치 LG전자 제품인 것처럼 같은 모델 사진과 제품명을 넣었다.

현재 LG전자의 톤 시리즈 디자인을 베낀 제품은 확인된 것만 해도 최소한 3∼4종 이상이다. LG전자 로고까지 그대로 박은 ‘대놓고 짝퉁’ 제품을 만드는 제조사도 최소 3군데다. LG전자는 자사 로고를 그대로 베낀 문제에 대해선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소비자가 받을 피해라는 설명이다. LG전자 측 설명에 따르면 일단 짝퉁 모델은 저가형이다 보니 마감 처리까지 부실한 경우가 많다. 포장이 어설픈 건 물론이다.

더 큰 문제는 음질이다. LG전자는 HBS-730 등을 내놓은 뒤 폭발적인 반응이 이어지자 소비자 어필을 위해 전문 음향 업체와의 협업에 나섰다. JBL과 최근 하만카돈까지 제휴를 진행, 음향 튜닝에 나선 것이다.

음질 쪽에서도 차이가 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짝퉁 모델의 경우 속된 말로 얻어 걸리면 좋을 수도 있지만 제품 편차가 들쭉날쭉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런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그 뿐 아니라 애프터서비스에 대한 문제도 남는다.

◇ “짝퉁도 카피할 수 없는 디자인 만들겠다”=LG전자가 얼마 전 발표한 톤플러스 HBS-900은 기존 톤 시리즈와도 상당 부분을 차별화한 제품이다. 이 제품에는 톤 시리즈 카피캣과의 간격을 벌리기 위한 노력이 숨어 있다.

먼저 하만카돈(Harman Kardon)과의 협업을 통해 음향 튜닝과 인증을 진행했다. 기존 제품보다 고음의 선명함, 저음의 풍부함을 더 균형감 있게 끌어올렸다. 이 제품의 음질은 전문 사이트인 골든이어스에서 좋은 평가로 이어지기도 했다.

톤플러스 HBS-900은 양쪽에 있는 버튼만 누르면 자동으로 줄을 감아올려 손쉽게 보관할 수 있는 자동 줄 감기 기능을 지원한다.

다음은 자동 줄 감기 기능(Retractable wired management). 이전 톤 시리즈는 선 정리가 조금 불편했다. 하지만 HBS-900은 양쪽에 있는 버튼만 누르면 자동으로 줄을 감아올려 손쉽게 보관할 수 있다. 선이 엉키지 않는 헤드셋인 것이다.

실제로 써보면 정말 편하다. 사실 헤드셋은 쓰지 않을 때 처치(?) 곤란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톤플러스는 그냥 목에 두르고 있다가 필요할 때만 쓰면 된다. 본체는 가볍고 은회색 메탈릭 디자인을 택했고 앞서 설명한 것처럼 케이블 줄이 보이지 않아 엉킴 걱정을 할 필요도 없다.

내부에는 블루투스 3.0을 지원하는 CSR8645 칩을 넣었고 220mAh 배터리를 곁들였다. 통화나 음악 재생 기준으로 연속 사용 시간은 15시간, 대기 모드 기준으로는 무려 600시간까지 이용할 수 있다.

양쪽에 위치한 조그 스위치를 이용하면 재생곡 앞뒤 선택이나 볼륨 조절까지 모두 다룰 수 있다.

본체 좌우에는 조그 스위치를 하나씩 달았다. 조그 스위치를 앞뒤로 당기면 각각 재생곡 앞뒤 선곡이나 볼륨 조절을 수 있다. 본체 앞쪽에 통화와 재생/멈춤 버튼까지 달았으니 스마트폰을 주머니에서 꺼낼 필요 없이 통화나 음악 재생 기능을 모두 조작할 수 있는 셈이다. 그 밖에 이 제품은 전용 앱을 이용해 메시지를 읽어주는 등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재생 상태나 배터리 잔량 등은 모두 음성 안내 기능을 통해 알려준다.

LG전자 측 관계자는 삼성전자나 아이리버 등 많은 업체가 넥밴드 시장에 참여하게 되면 오히려 시장 자체가 커지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얘기다. HBS-900의 경우 음질을 끌어올린 건 경쟁 모델과의 품질 차별화를 꾀한 것이며 자동 줄 감기 같은 기능적 차별화까지 더해 “짝퉁도 카피할 수 없는 디자인”을 추구하겠다는 설명이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석원 기자 techhol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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