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기업 내부거래는 경쟁력 하락만 자초할 뿐

대기업집단 내부거래 금액이 2년 연속 감소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어제 발표한 ‘대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이 그렇다. 정부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어느 정도 나타난 셈이다. 그런데 대기업집단 전체의 내부거래 비중은 되레 증가했다. 상위 10대 그룹은 금액도 증가했다. 특히 총수가 있는 그룹이 그랬다. SK, 현대자동차, LG ,한진 등 일부 그룹 내부거래가 증가한 탓이다. 물론 SK처럼 계열사 분할과 같은 사업구조 조정을 했거나 전체 매출이 감소해 어쩔 수 없이 비중이 늘어난 경우도 있다. 이를 감안하면 대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내부거래를 줄이려는 노력을 일부 볼 수 있지만 여전히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내부거래 자체가 잘못은 아니다. 계열사와 거래하는 것이 경영상 이익이 된다면 당연히 거래해야 한다. 그러나 부실 계열사를 도와주려는 편법이나 총수 개인 이익을 늘리려는 목적이라면 곤란하다. 시장 경쟁을 해치는 부당행위다. 정부도 이런 폐해를 막자고 일감 몰아주기에 증여세를 부과하고, 총수일가 사익편취를 집중 감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부거래 비중이 전체 평균 12.46%를 크게 웃도는 기업들이 여전히 많다. 여전히 50%를 크게 웃도는 IT서비스, 사업지원서비스, 부동산업의 내부거래 비중은 더욱 문제다.

대기업집단들은 정부 규제가 없을지라도 내부거래 비중을 더 줄여야 한다. 지금까지 계열사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했던 내부거래가 되레 독이 되는 현상이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시장경쟁이 날로 격화하고, 글로벌화한다. 그간 안정적 내부 일감에 안주한 그룹 계열사들의 경쟁력으로는 힘에 부치는 상황이 됐다. 그룹 핵심 기업이 힘들어지면 여기에 크게 의존하는 다른 관계사들까지 어려운 상황을 맞는다. 충격은 더욱 크다.

그룹들이 안정적이며 지속적인 성장을 하려면 내부거래라는 독부터 빨리 빼내야 한다. 그래야 일부 계열사의 경영난이 다른 관계사로 도미노처럼 퍼져나가지 않는다. 그룹 전체에 위기가 와도 이를 극복하거나 버틸 힘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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