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포럼]NCS와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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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창조과학부, 고용노동부, 교육부 3개 부처의 장관이 소프트웨어(SW) 관련 대기업, 중소기업, 협회, 정부산하 기관과 지난 6월 한자리에 모였다.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겠다고 공언해온 박근혜정부라도 흔치 않은 일이다. NCS(National Competency Standards:국가 직무능력 표준)를 토대로 개인의 업무능력을 평가해 이를 채용·승진·인적자원 관리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더 나아가 개인의 경력개발을 유도함으로써 학력주의를 해소하고 평생학습사회를 조성하기 위한 자리였다.

NCS는 산업현장의 수요를 반영해 직업능력개발을 추진하는 기초 인프라로서, 근로자가 자신의 직무에서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능력을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도출해 국가적인 차원에서 표준화하는 것이다.

박근혜정부의 공약사항인 ‘학벌이 아닌 능력 중심사회’가 구현되기 위해서는 스펙이 없더라도 능력을 갖춘 인재들이 채용될 수 있도록 스펙초월 채용시스템이 구축돼야 하고, 채용 이후 능력중심의 인사관리가 시행돼야 한다. 나아가 일·학습 병행제를 기반으로 하는 지속적인 경력개발 로드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NCS를 활성화해 학력에 버금가거나 학력 이상으로 직무능력 함양을 가능하게 하고, 공신력 있게 인증기준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며, NQF(National Qualification Framework:국가자격체계)를 토대로 학위·직무역량·현장경험 등 다양한 형태로 이뤄진 학습결과 간 상호연계를 통해 개인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미래창조과학부, 고용노동부, 교육부 3개 부처는 신성장산업으로서 국제 통용성이 있으며, NCS의 현장활용도가 높게 예상되고, 따라서 NCS의 활용을 통해 산업생산성을 제고할 수 있는 산업 분야부터 NCS를 개발·착수한다는 방침에 따라 SW산업을 NCS 시범 적용분야로 결정했다. 분야 선정은 매우 옳았다고 본다. 그러나 박근혜정부가 출범 이후 여러 정책시행 과정에서 혼선과 비효율을 보여왔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이 유념돼야 하겠다.

첫째, NCS는 기업과 종사자 모두에게 중요한 가치들이 정량적·정성적으로 측정돼야 하고, 이 측정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개선이 가능하도록 구성돼야 제도 정착과 확산이 가능하다. 측정이 필요한 가치들은 직무수행의 정확도, 생산성 향상, 품질 향상, 협업가능 수준, 문제해결 역량, 업무개선 역량 등을 포함한다.

둘째, NCS의 자격제도·직무역량·평가도구는 지속적인 유지보수와 개량을 고려해 기획돼야 한다. 산업분야별 시장·고객·경쟁·기술환경 등은 동적으로 변화하고 있으므로 NCS는 이러한 변화에 대한 유연성을 갖추고 진화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NCS는 산업분야별 기본 틀(플랫폼 또는 공통성)은 견고하게 유지하되, 각 산업 분야 내에서 기업의 특성과 기업의 성숙도에 알맞게 맞춤식(가변성)으로 적용 가능하도록 구성돼야 산업분야 전반에 광범위한 확산이 가능하다.

넷째, 미래부, 고용노동부, 교육부 3개 부처 장관의 SW 관련 대기업, 중소기업, 협회, 정부산하기관과 합의서 조인식이 박근혜정부의 공약사항인 ‘학벌이 아닌 능력 중심사회 구현’을 산업계에 떠넘기는 일회성 홍보행사로 전락돼서는 안 되며, NCS가 뿌리를 내리고 정착할 때까지 제도 보완·예산지원·인센티브 운영을 정부 주도로 지속해야 한다.

이단형 한국SW기술진흥협회장 danlee@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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