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디젤 기술, 왜 어려운가

Photo Image

디젤엔진은 1893년 독일 기술자 루돌프 디젤이 발명한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이 엔진을 처음 자동차에 적용한 것은 1936년 다임러-벤츠다. 가솔린엔진과 구조가 비슷하지만 연소방식과 출력조절방식에서 결정적 차이를 보인다. 우선 연소방식이 전혀 다르다. 가솔린엔진은 공기와 연료를 혼합한 혼합기를 실린더 내로 들여보낸 뒤 전기불꽃으로 연소한다. 반면에 디젤엔진은 공기만을 실린더 내로 들여보내 20분의 1로 압축해 온도를 600도 이상으로 올린 뒤, 역시 고압으로 압축된 연료를 직접 분사해 자연발화시킨다. 압축비율이 높기 때문에 가솔린엔진보다 소음과 진동이 심하다. 가솔린엔진은 공기량에 따라 출력을 조절하고, 디젤엔진은 연료분사량에 따라 출력을 조절한다. 따라서 디젤엔진 성능 개선은 연료분사량 조절에 초점이 맞춰진다.

과거에는 디젤엔진에 기계식 펌프를 사용했으나 정밀한 제어가 어려워 고압 직접분사시스템인 커먼레일 시스템에 자리를 내줬다. 커먼레일 시스템은 고압의 연료를 실린더 내에 직접 분사해 혼합비를 높임으로써 연소효율을 향상시키는 기술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부품은 연료를 실린더 내로 분사해주는 인젝터다. 고압에 견디면서도 정확한 양의 연료를 분사하기 위해 매우 가느다란 노즐을 필요로 한다. 이 때문에 초정밀 가공기술이 필수적이다. 또 공기와 연료혼합을 최적화하기 위해 전자제어장치(ECU)를 통한 제어기술이 중요하다.

이 같은 기술적 난점 때문에 세계적으로 보쉬와 덴소, 델파이, 콘티넨탈 등 극소수 부품업체가 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특히 독일 보쉬는 커먼레일 시스템 특허를 보유하는 등 기술개발을 주도하면서 글로벌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덴소는 인젝터의 분사 압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델파이는 인젝터 분사장치 효율화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콘티넨탈은 지멘스VDO 인수 후 2000년부터 디젤 직접분사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디젤엔진을 직접 개발하면서도 인젝터 등 핵심 부품은 해외 업체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