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루게릭 환자 돕기 `얼음물샤워` 이벤트로 135억 모여

미국에서 루게릭병 환자를 돕기 위한 ‘얼음물 뒤집어쓰기’ 열풍으로 3주도 안돼 135억원이 모였다.

18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19일간 얼음물 뒤집어쓰기 이벤트로 미 루게릭병(ALS)협회에 답지한 기부금이 1330만 달러(약 135억5000만원)를 기록했다.

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모인 170만 달러(약 17억원)보다 급격히 늘어났다. ALS협회는 약 26만 명이 기부행렬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열풍은 미국 각계 유명인사의 참여로 확산됐다. 현재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립자와 마크 저커버스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등 미국의 각계 인사는 물론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 해외 인사도 잇따라 참여하고 있다. 기부금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기부금을 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도 확산열풍에 한몫했다. 일각에서는 SNS로만 목소리를 높이고 실제 행동에는 무관심한 ‘슬랙티비즘(slacktivism)’의 일종이라는 비판도 일고 있다. 미국 매체 바이스(Vice) 기고자인 아리엘 파데스는 “얼음물 뒤집어쓰기 이벤트에 가장 불편한 부분은 기본적으로 이타심의 가면을 쓴 나르시시즘적 행위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얼음물 뒤집어쓰기가 처음부터 루게릭병 환자를 위해 시작된 것은 아니다. 7월 중순 미 NBC방송 투데이쇼 진행자 매트 라우어가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이벤트를 연 뒤 호스피스 병원에 기부했다. 루게릭병 환자인 피트 프래츠가 이 이벤트를 알게 돼 얼음물을 뒤집어쓰거나 100달러를 ALS협회에 기부하는 방식을 생각해냈다. 루게릭병은 사지근육의 근력이 약해지다가 결국 호흡근 마비로 사망에 이르는 희귀질환이다. 우리나라에도 2500여 명의 환자가 있다.


김창욱 기자 monocl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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