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교과서 검·인정 업무 일원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관련 부처가 업무 이관 반대 방침을 밝히면서 부처 간 갈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공식 의견 조회 때도 반대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알려져 관련 시행령 개정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미래창조과학부와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두 부처는 이달 초 교육부가 추진하는 교과서 검·인정 업무 일원화 방침에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 다음 달 안전행정부의 공식 부처 의견 수렴 때도 같은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부는 기재부 산하 한국경제연구원(KDI)이 맡고 있는 중·고등학교 경제 교과서, 미래부 산하 한국과학창의재단이 맡고 있는 중·고등학교 과학과 수학 교과서의 검·인정 업무를 교육과정평가원으로 회수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안전행정부 소관 ‘행정권한의 위임 및 위탁에 관한 규정’ 개정 수요를 안행부에 제출한 상태다.
지난 8일 개정 수요를 취합한 안행부는 내부 검토 뒤 다음 달부터 관계 부처 의견 조회,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12월 개정을 추진한다. 절차 문제를 살피는 내부 검토 과정에서는 현재까지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부와 기재부의 반대가 걸림돌이다. 지난 달 29일 교육부의 사전 의견 조회 시에도 두 부처는 교과 전문성 훼손 우려를 이유로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 두 부처는 안행부에서 의견 조회가 들어오는대로 공식적인 반대 입장을 표명할 계획이다.
교육부 정책을 반대하는 두 부처가 공조할 가능성도 있다. 양측은 이미 실무 선에서 검·인정 업무 이관은 안 된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부 고위 관계자는 “교과목 검정은 과목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데 두 부처가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며 “상황에 따라 입법 과정에서 부처 간 공조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지금까지 검·인정 업무를 해오면서 특별한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업무를 이관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우선 공식적인 절차를 거치며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각 기관의 입장은 다를 수 있다”며 “들어오는 의견과 지금까지의 업무 추진실적을 종합해 내부 보고·검토를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