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연구진이 포함된 국제 공동 연구팀이 종이, 플라스틱, 유리, 금속, 천 등 다양한 물질 표면에 나노구조물을 옮기는 기술을 최초로 개발했다. 웨어러블 바이오센서, 디스플레이 등에서 나노구조물 실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석재 나노종합기술원 박사와 니콜라스 코토브 미국 미시간대 교수 공동 연구팀은 다양한 재료에 나노구조물을 옮기는 ‘나노구조물 전사 기술’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팀은 나노구조물 주형을 만들고 자외선을 쪼여 이를 옮겼다. 우선 실리콘에 나노구조물 주형을 만들고 전사용 고분자 폴리우레탄층을 도포했다. 폴리우레탄에 찍힌 모양은 좌우가 바뀐 거울 이미지이기 때문에 한번 더 주형을 제작해 원래 모양을 맞춘다.
완성된 주형은 자외선에 반응하는 특성을 지녔다. 여기에 나노구조물을 입힐 물질을 올리고 자외선을 쪼이면 원래 형태가 그대로 전사된다.
나노구조물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빛 산란, 물질 반응 촉진 등의 특성을 지닌다. 형성 물질과 사용 물질 사이의 표면 특성 차이로 인해 제작 소재에 제한이 있었다. 반면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을 활용하면 소재 제약 없이 나노 구조물을 부착할 수 있다.
나노구조물을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어 웨어러블 바이오센서, 디스플레이, 차세대 스마트 전자 기기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실리콘이나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진단기기를 천, 종이 등으로도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연구팀은 “재현성이 높고 물질의 표면 특성 제한을 받지 않는다”며 “현장진단형 바이오센싱 분야 핵심 원천기술로 질병·유해물질의 현장 진단, 고민감도 분석 기술 가능성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의 글로벌프론티어사업 나노헬스연구단 지원으로 수행됐고,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 6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