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 혁신 "우리에게 영역이란 없다"

제조업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져가면서 소재 혁신의 요구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특정 영역에서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불안감이 더해지면서 소재 업계가 부가가치를 높이고 무한 변신을 시도하기 위해 안간힘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분야에서 안정적인 매출을 올렸던 소재 업체마저도 최근 영역 없는 마케팅을 불사하는 추세다.

스마트폰 커버 유리 대명사로 불려온 코닝의 고릴라 글라스는 자동차용 유리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웬만한 충격에도 쉽게 깨지지 않는 고릴라 글라스가 BMW 자동차 뒷 유리로 채택될 것으로 알려졌다. 고릴라 글라스는 이름만큼 잘 깨지지 않고 스크래치에도 강해 400여종의 스마트폰 커버 유리로 쓰였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든 시점에서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이 생김으로써 고릴라 글라스는 또 다른 돌파구를 마련하게 됐다. 최근에는 어린이들의 접근으로 깨지기 쉬운 전자칠판에 채택되기도 했다.

이 뿐만 아니라 예상치 않은 분야에서 수요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가볍고 튼튼하면서도 광택을 느껴야 하는 엘리베이터 천장이나 벽면에 코닝 고릴라 글라스가 채택되는 것이 대표적이다. 각종 오염이나 물리적 반응에 강해야 하는 부엌용으로도 코닝 고릴라 글라스가 검토되고 있다.

자동차 시트와 범퍼, 운동장 트랙에 쿠션감을 주는 용도로 사용됐던 폴리우레탄(PU)은 최근 소음과 진동을 흡수하는 소재로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에는 엔진 커버와 대시 이너 부분에 플라스틱이 소음과 진동을 방지하는 용도로 사용됐지만, 효율이 좋은 PU 소재가 적용되고 있다. SKC는 흡차음용으로 PU 원료를 우레탄폼 업체들에 공급 중이다.

LCD 핵심 소재인 액정도 전혀 다른 용도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120년 전 액정 자체를 발견한 것도 디스플레이 용도가 아니라 고체도 액체도 아닌 현상으로 발견된 것으로 해외에서는 전자소재만이 아닌 건축·바이오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됐다. 국내에서도 실험용 플랫폼 등으로 다양하게 적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당히 많은 소재가 처음 상업화 당시와 다른 목적으로 사용되는 때가 많다”며 “소재는 새로운 애플이케이션에 대한 연구를 하면 할수록 그 효용을 높일 수 있는 만큼 연구개발(R&D)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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