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이 석유화학 분야 불황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고 선언했다.
박 부회장은 “석유화학은 이미 사이클 사업 특성이 붕괴돼 기존 범용 제품으로는 더 이상 높은 수익을 내는 것이 힘들다”며 “기술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제품과 R&D를 통한 신소재 개발로 성과를 내는 사업 구조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적인 소재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매출과 이익 75% 이상을 차지하는 석유화학 부문 사업구조를 더욱 튼튼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LG화학이 이를 위해 ‘투 트랙’ 전략을 12일 공개했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등 기술 기반 사업과 미래 신소재 사업 발굴이다. 글로벌 경기 저성장 고착화, 중국의 자급률 증가, 셰일가스 공세 등으로 인한 석유화학 장기 불황을 극복하겠다는 복안이다.
먼저 기술 기반 사업 분야 매출을 2조원 대에서 2018년까지 4조5000억원 대로 육성한다. 기술 기반 사업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고흡수성수지(SAP), 합성고무 등 특화제품이다. EP 분야에서 2018년까지 ‘글로벌 톱3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로 IT제품, LED조명에 적용되는 고기능 친환경과 자동차용 제품 비중을 대폭 늘린다. 자동차용 제품은 30%대 매출 비중을 2018년 5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기저귀 등 원료로 사용되는 SAP사업 확대에도 적극 나선다. 지난해부터 여수공장에 총 3200억원을 투자해 SAP 8만톤과 SAP 원료인 아크릴산 16만톤으로 증설한다. 내년 증설이 끝나면 총 36만톤의 SAP과 51만톤의 아크릴산 등 대규모 일관 생산체제를 갖추게 된다. SAP 생산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현재 5000억원 수준의 SAP 매출을 2018년까지 1조원대로 두 배 이상 키울 계획이다.
합성고무 사업에서도 친환경 타이어용 제품 비중을 10%대에서 2018년 40% 이상으로 늘려 세계 톱 클래스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미래 신사업 발굴과 육성에도 적극 나선다. 올해 석유화학 분야 R&D에 1200억원을 투자해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와 미래에 유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신소재 사업 발굴에 나선다. 수처리 필터 사업을 미래 성장사업으로 조기에 정착시키기 위해 지난 3월 수처리 필터 전문업체인 미국 NanoH2O를 인수했으며, 최근 LG NanoH2O로 사명을 바꾸고 영업을 시작했다. LG NanoH2O는 우수한 자체 특허와 화학 소재 설계·코팅 기술을 결합해 세계적인 메이저 업체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LG NanoH2O가 생산하고 있는 해담수용 역삼투압 필터 시장은 연평균 23% 수준 고성장이 예상되며 2018년 약 24억달러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기존의 전통적인 석유화학 제품을 벗어나 미래에 유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탄소나노튜브(CNT), 이산화탄소 플라스틱 등 신소재 개발과 주요 원료 분야 원천기술 개발도 강화할 계획이다.
<LG화학 석유화학 분야 투트랙 전략 [자료:LG화학]>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