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김범준 일본 도쿄대 교수 "미- 일, 센서 보급 거대 프로젝트 시동"

“21세기 과학기술계 현안은 생명한계 극복이고, 이 현안을 풀기 위해선 센서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바이오메디컬 연구에서 센서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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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계연구원과 마이크로 및 나노 메카트로닉스 분야 공동연구 협정체결을 위해 지난달 한국을 찾은 김범준 일본 도쿄대 생산기술연구소 교수는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은 ‘센서’ 연구에 엄청나게 공을 들이고 있다”며 “네트워킹에 강한 한국도 경쟁해볼 만한 분야”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올해 도쿄대에서 외국인으로는 최연소 ‘정교수’로 임명됐다. 지난 1993년 서울대 기계설계학부를 졸업한 뒤 도쿄대 정밀기계공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프랑스와 네덜란드서 박사후연구원을 지낸 뒤 도쿄대 생산기술연구소 교수직으로 들어갔다.

김 교수는 “미국에선 지난해부터 산학 공동으로 미 전역에 1조개의 센서를 퍼트리는 ‘트릴리온 센서 유니버스’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스탠퍼드대학이 처음 시작했지만 지금은 인텔, 키오닉스, ST마이크로닉스, 텍사스인스트루먼츠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고 있다. 투입예산은 수조원대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도 예외는 아니다. 도쿄대 내 마이크로 나노 및 메카트로닉스 국제연구센터 주도로 도요타와 도시바 등 대기업이 참여해 분산자립형 센서를 이용한 안전·안심·건강한 사회 실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에서 김 교수는 셀프파워(에너지 하베스트) 디바이스와 진단센서 개발을 맡고 있다.

“개인 혈압체크나 건강상태 모니터링, 농업 조류인플루엔자 모니터링, 광우병 감시 등 다양한 분야에 필요한 센서 사용량을 따져보면 1인당 대략 150개가 필요합니다. 세계 인구를 70억 명으로볼 때 어마어마한 량이지요.”

김 교수는 “그동안 바이오메디컬의 병목현상이 센서에서 발생했다”며 “진단 칩 같은 경우 제작비용이 1~10달러 수준이면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다고들 보는데 거의 가까이 왔다”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대기업-중소기업 상생과 중소기업의 중요성에 대해 한마디 거들었다.

김 교수는 “한국은 특정 대기업에 영업이익이 몰려있는 반면에 일본은 도시바·히다치· 파나소닉 등 대기업 영업이익이 일본 전체기업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품목별로 세계시장 점유율 40%를 넘는 중소·중견기업을 일본선 쉽게 찾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어떤 회사는 상장도 안 했지만 세계시장 7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중소·중견기업 비중이 큽니다. 이게 일본의 저력이라고 봅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노벨상 부재에 대해 “일본은 자기 분야서 한우물만 파는 ‘장인’이 많고, 그런 환경이 만들어져 있는 게 일본 노벨상 수상자 19명 중 16명을 과학 분야에서 배출할 수 있었던 동력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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