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먼 방송장비 국산화]<하>개발·수출 투 트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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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방송장비 시장은 디지털방송 전환 종료와 함께 초고화질(UHD) 방송, 3차원(3D) 방송, 방송·통신 융합방송 등 차세대 미디어 서비스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격변기에 돌입했다. 기존 아날로그 방송장비를 대체할 융합형 제작·편집 장비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신시장 개화에 발 맞춰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등 국제행사를 국산 방송장비를 홍보하는 장(場)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내수가 한정된 방송장비 산업 특성상 국내 방송장비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수출을 활성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국산 모니터, 문자발생기, 코덱 등을 올림픽 중계방송에 적극 투입하면서 국내 기술의 우수성을 알리겠다는 목표다.

방송장비 업계에서는 정부가 단기적 홍보 전략보다 중장기 인프라 확대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내 업체는 아직 카메라, 편집기 등 핵심장비를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해 중저가 주변기기를 개발하는데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지난 2009~2013년 방송장비 산업에 총 1600억원을 지원했지만 기술력이 부족해 카메라, 편집기 등 핵심장비 없이 주변장비만 개발하는데 그쳤다”고 지적하면서 “제작부터 송출까지 아우르는 중장기 산업 활성화 정책을 세워 국내 중소기업이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방송기술산업협회(KBTA) 관계자는 “방송사와 주요 가전 제조사가 UHD 활성화를 주도하는 일본처럼 한국도 방송사와 가전 대기업, 중소기업이 함께 핵심장비를 개발해 미국, 일본 등 선진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디지털방송 전환을 추진하는 아시아, 남미, 동유럽 등은 국내 방송장비 업계에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아날로그 방송을 종료하고 디지털방송을 도입하는 단계에서 디지털방송 전용 방송장비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헝가리를 시작으로 이란, 모로코, 우크라이나, 브라질, 아르헨티나, 페루 등이 오는 2023년까지 디지털방송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은 지난 2012년 디지털방송 전환을 완료했다.

업계는 모니터, 안테나, 미들웨어 솔루션 등에서 세계 수준 기술 경쟁력을 보유한 국내 중소기업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면 해당 국가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미들웨어 전문업체 알티캐스트는 최근 자사 솔루션을 멕시코 방송사에 공급했으며, 베트남, 러시아 등에 진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한범 KBTA 사무총장은 “세계 방송장비 산업은 UHD와 개발도상국 중심의 디지털방송 전환이라는 두 시장이 동시에 열린 것”이라며 “국내 방송장비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UHD 중심 핵심 장비 개발에 나서는 한편으로 디지털방송 전환 국가를 겨냥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투 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계 국가별 디지털방송 전환 일정

자료:ETRI

[갈 길 먼 방송장비 국산화]<하>개발·수출 투 트랙으로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