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론 알 수 없는 ‘세계에서 가장 검은 물질’

[테크홀릭] 세계에서 가장 검은 물질이 영국 남부 판보로우 공항에서 열리는 판보오루 국제에어쇼 기간 중 전시되어 화제다. 벤타블랙(Vantablack)이라고 명명한 이 세계에서 가장 검은 물질은 영국 나노 기술 기업인 서리나노시스템즈(Surrey NanoSystems)가 개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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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차블랙을 세계에서 가장 검다고 말하는 건 압도적인 가시광 흡수율 때문이다. 보통 검은색의 가시광선 흡수율은 95∼98% 정도다. 하지만 벤타블랙의 흡수율은 99.965%다. 빛 대부분을 흡수해버리는 것. 보통 검은색은 빛이 반사되면서 요철 유무 같은 걸 확인할 수 있다. 물질이 어떤 모양을 하고 있는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벤타블랙은 빛 대부분을 흡수하기 때문에 사람의 눈으로는 어떤 모양을 하고 있는지 판별할 수 없다. 그냥 시커멓게 구멍이 뚫려있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서리나노시스템즈의 CTO인 벤 젠슨(Ben Jensen)은 구겨진 부분을 봐도 눈에는 그냥 시커먼 구멍이 있다는 것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벤타블랙 제작에 들어가는 구체적인 비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벤타블랙을 이용한 드레스 제작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매우 비쌀 것이라고 답했다. 만일 실제로 옷을 만들게 되면 레이스 부분이나 실밥처럼 평소에는 눈에 띌 만한 특징까지 모두 보이지 않게 되며 드레스를 입은 사람의 머리와 손발이 마치 검은 구멍에서 나온 것처럼 보인다는 설명이다.

벤타블랙은 서리나노시스템즈가 특허를 취득한 저온탄소 나노튜브 제조 기술을 응용한 것이다. 탄소나노튜브는 머리카락 1만분의 1 크기에 불과한 작은 물질이다. 벤타블랙은 높은 열전도율을 갖춰 구리보다 7.5배에 이르는 효율로 열을 전달한다. 또 강철보다 10배나 높은 인장력을 갖추고 있다고. 이런 특성 덕에 실제로 발견할 수 없는 수준의 가스 입자 이탈을 방지하고 먼지를 없애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부품 같은 걸 코팅 처리하는 데에도 적당하다. 서리나노시스템즈 발표 내용 원문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원영 IT칼럼니스트 techhol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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