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협력업체들이 결제 대금을 지불하지 못해 금융권으로부터 가압류 당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우려하던 중소업체들의 줄도산 위기가 현실화될 조짐이다. 채권단의 채권유예로 숨통이 트일 것 같던 팬택 위기가 다시 악화일로다. 수백개의 협력사로까지 위기가 확산되면서 팬택발 제조업계의 위기감이 한층 고조되는 양상이다.
팬택이 다시 고비를 맞게 된 것은 통신사들이 채무를 유예하면서도 휴대폰 구매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판로가 막히면서 팬택은 부품 협력사에 대금을 결제할 길도 막힌 셈이다.
팬택이 협력업체에 지불할 돈은 총 2000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팬택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다. 우선 팬택과 협력업체의 요청대로 이통사가 단말기 13만대를 구매해주는 일이다. 이통사가 13만대를 구매하면 800억~900억원의 자금이 생긴다. 팬택은 이 돈을 가지고 3월 어음을 결제하고 나머지는 8월 중순까지 생산과 기업운영비에 사용할 수 있다. 이후 단말기가 팔리는 대로 빚을 갚아나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통 3사는 현재 재고 물량도 부담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두 번째 방법은 채권단이 추가로 자금을 투자하는 것이지만 이 역시 쉽지 않다. 팬택이 잘못되면 이통사에는 단말기라도 남지만 채권단에는 말 그대로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통신사나 채권단이 팬택 살리기 후속 조치에 선뜻 못 나서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무조건 시혜를 베풀라고 하는 것도 문제다.
하지만 채권단이 채권유예 결정을 내린 것은 그나마 팬택이 한국 제조업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협력사들이 줄도산할 경우 한국 제조업 생태계는 회복하기 힘들 정도의 생채기가 날 것이 뻔하다. 팬택과 협력사들이 마지막 기회를 호소하고 있다. 사력을 다해 회생할 의지도 보이고 있다. 채권단이 대승적 관점에서 다시 한 번 지원방안을 타진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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