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美 시장서 중대형 판매 확대 총력전

정회장 미 법인 전격 방문

현대·기아차가 미국 시장에서 중대형 신차 판매 확대에 사활을 걸었다. 제네시스·쏘나타(현대차), K9·K7(기아차) 등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를 늘려 환율 파고와 현지 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기아차의 중대형 차급 판매 확대는 수익성 확보 및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정몽구 회장이 휴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미국법인을 전격 방문, 시장 전략을 점검한 것도 이를 위한 현장경영으로 풀이된다.

6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미국 시장의 중형차급 이상 판매 비율은 56%로 작년 말보다 3%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지난 6월 중형차 이상 판매 비율은 62.3%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같은 중대형 차 판매 증가는 지난 5월과 6월 미국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판매가 시작된 제네시스와 쏘나타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쏘나타는 6월에 2만5195대(구형 포함)가 판매돼 월간 최대 실적을 기록한데 이어 7월에도 2만2577대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기아차도 지난해와 올해 각각 출시된 K7과 K9이 선전하면서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확대에 기여했다. 특히 국내 미니밴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신형 카니발과 내년 1월 미국 조지아공장에서 생산되는 신형 쏘렌토 출시를 앞두고 있어 수익성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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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가운데)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얼바인의 기아차 디자인센터를 방문, 콘셉트카를 살펴보며 현지 디자이너들과 향후 디자인 개발과 관련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정몽구 회장도 중대형 신차 판매를 늘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정 회장은 5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주 파운틴밸리시의 현대차 미국판매법인을 방문, 현지 시장 상황과 마케팅 전략을 점검했다. 특히 엔저를 바탕으로 판촉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일본 자동차 업체들에 대응해 경쟁력 있는 신차 판매에 적극 나설 것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경쟁 회사가 할인정책을 펼친다고 지금껏 어럽게 쌓아온 ‘제값받기’ 노력을 헛되이 해서는 안 된다”며 “중대형 신차 판매를 늘려 환율 등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한다면 미국 시장에서 지속 성장이 가능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1년 8.9%를 기록한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 같은 판매 부진은 엔저 효과를 앞세운 일본 업체들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올 7월까지 작년보다 6.8% 늘어난 360여만대를 판매, 미국 전체 자동차 시장 성장률(5%)을 뛰어넘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일본 업체들은 준중형 및 중형차의 판촉을 강화하고 있어 주력 차급이 겹치는 현대〃기아차는 환율 악재에 더해 경영 환경이 더욱 악화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현대〃기아차는 올해 신차 판매 확대를 통해 전년보다 6%가량 증가한 133만대(현대차 74만5000대, 기아차 58만5000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한편 정 회장은 기아차 미국판매법인과 디자인센터를 각각 둘러보고, 현대〃기아차 미국 생산기지가 위치한 앨라배마와 조지아로 이동해 현지 생산 차량의 품질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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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전미딜러협회)

현대·기아차, 美 시장서 중대형 판매 확대 총력전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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