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나라의 수출이 무선통신 기기 등의 선진국 판매 호조에 힘입어 증가하면서 30개월째 무역수지 흑자 기조가 이어졌다. 수입도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중국 수출 둔화 현상은 지난 5월 이후 점점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7월 수출액이 작년 같은 달보다 5.7% 증가한 484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발표했다.
수입액은 5.8% 늘어난 459억달러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25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면서 30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달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등 선진국 수출이 확대됐다. 무선통신기기와 철강, 자동차 등 분야가 수출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LG전자의 스마트폰 G3가 해외 시장에 출시됐고 미국과 일본의 철강 시황이 회복한 점 등이 수출 호조의 배경으로 꼽혔다. 자동차 수출 증가는 한·EU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수출품 관세가 추가로 인하된 데다 올해 국내 완성차 업체의 휴가 기간이 이달에 잡혀 지난달 조업 일수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업종별 수출 증가율은 무선통신 기기가 24.6%로 가장 높았고, 철강 22.4%, 자동차 20.8%, 석유제품 12.4%, 석유화학 7.7%, 액정표시장치 7.3%, 반도체 1.0% 등이다. 컴퓨터와 선박, 가전기기 수출은 각각 12.2%와 13.7%, 1.8% 감소했다.
선진국 시장별 수출 증가율은 미국이 19.4%로 가장 높았고 EU(11.5%)와 일본(6.0%)이 뒤를 이었다. 일본 수출액은 지난 4월 이후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반면 중국 수출은 지난 5월 감소세로 전환한 뒤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 대중 수출 감소율은 5월 9.4%, 6월 1.0%, 지난달 7.0%로 높아졌다.
지난달 원화 표시 수출액은 작년 같은 달보다 4.4% 줄었다. 원화 강세가 이어진 데 따른 것으로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 채산성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대해 권평오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달러 대비 원화 환율 절상률보다 수출 증가율이 높다는 점에서 국내 기업이 수출 단가를 높인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환율 영향을 완화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권 실장은 “올해 1∼5월 세계 수입 증가율이 2.1%인데 우리나라의 수출 증가율은 이를 웃도는 2.5%를 기록했다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달 수입은 원자재, 자본재, 소비재 모두 늘어났다. 이로 인해 지난달 수입액 증가율(5.8%)은 올해 들어 가장 높았다. 용도별 수입 증가율은 원자재 8.8%, 자본재 0.4%, 소비재 15.9% 등이다.
전체 수입액의 61%를 차지하는 원자재 수입에서는 원유와 석유제품 등의 수입 규모가 늘었고 자본재는 반도체 제조장비와 자동차 부품 등의 수입이 증가했다.
소비재는 자동차 수입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달 1∼20일 기준으로 배기량 1500cc를 넘는 가솔린차의 작년 동기 대비 수입 증가율은 17.0%, 배기량 2500cc 이하의 디젤차 수입 증가율은 24.0%에 달했다.
권 실장은 “최근 중국 수출 둔화에 대응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관련 대책을 마련해 이르면 다음 달, 늦어도 9월까지는 제시할 계획”이라며 “하반기 수출은 선진국 경기 회복 등에 힘입어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 수출의 47%를 차지하는 것이 가공무역용 원부자재이기 때문에 우리의 대중 수출 실적은 중국의 대외수출과 관련이 깊다”며 “중국 대외수출이 지난 6월부터 다시 증가세로 전환하면서 올해 하반기 대중 수출 둔화 현상은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