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발전업계가 최근 정부가 수립한 ‘전력거래제도 변경(안)’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올해 상반기 발전소 가동률 급락으로 수익이 줄어든 상황에서 수익을 제한하는 제도까지 도입되면 경영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29일 민간 발전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민간발전협회 회원사 일부가 적자로 전환했다. 하반기 자체 경영 실적을 예측한 결과는 더욱 심각하다. 계통한계가격(SMP) 하락과 가동률 급감, 필요 수입액 감소 등 이유로 LNG복합발전소는 2015년 이후부터 대규모 적자가 발생할 전망이다.
실제 한 민간발전소는 지난해 77% 수준이던 가동률이 올해는 41%로 급락했다. 지난해 152원이던 SMP도 144원으로 하락해 올해 영업이익이 약 31억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달 초 준공한 경기도 한 LNG발전소는 사실상 개점 휴업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 발전업계는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추진 중인 SMP 결정방식 변경, 용량가격(CP) 재산정, 정산조정계수 제도 변경 등을 골자로 하는 전력거래제도 변경안이 민간발전사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면 민간발전사 수익 구조에 악영향을 끼쳐 장기적으로 또다시 전력수급불안이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전기요금이 현실화되지 못하고 적자에 따른 민간발전설비 투자 유인이 줄어들면 수급 불안이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민간 발전업계는 최근 3년간 원자력발전소 가동 중지 등 여파로 전력 공급이 달려 민간발전사가 고수익을 냈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민간 발전사의 고수익 상황에서 만들어진 전력거래제도 변경안은 일반적인 시장 상황에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전력거래제도 변경은 민간발전사 수익 제한에 초점을 둘 것이 아니라 신규 설비투자 위축과 중장기적인 수급차질 가능성에 대비해 과감하고 제대로 된 시장 제도 전반의 수정이 필요하다는 게 민간발전업계 입장이다.
민간발전협회는 민간발전사 경영상황을 고려해 전력거래제도 변경안을 개선해줄 것을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관련 TF를 구성해 구체적인 제도 개선안을 준비하고 있다. 민간 발전사 한 임원은 “발전 사업은 조단위 투자가 필요한 대형 사업이어서 정책 일관성이 유지되지 않으면 민간기업이 참여할 수 없다”며 “원전 가동중지 등 일시적인 외부 요인으로 민간발전사 수익이 늘었다고 제도를 바꾼다는 것은 근시안적인 판단”이라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