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독식은 강소기업의 나라, 일본도 비껴갈 수 없는 현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기·전자·IT분야의 상위기업 쏠림 현상이 심했다.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한 ‘2013년도 일본 주요 상품·서비스 점유율 조사’에 따르면, 상위 1~3위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는 품목이 전년 대비 6개 증가한 58개로 집계됐다.
강력한 브랜드를 가진 상위기업으로의 집중현상은 구조조정과 사업철수 등으로 시장에 참여하는 기업 수가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이유다. 3개 상위기업의 합계 점유율이 60%를 넘어선 품목은 53개, 80% 이상도 24개나 됐다.
이번 조사에서 새롭게 3개 상위사 합계 점유율이 80%선을 돌파한 ‘전자화폐’ 분야는 세븐&아이 홀딩스의 ‘나나코’(29.6%)와 이온의 ‘와온’(25.8%)의 점유율이 전년 대비 각각 1.5%포인트, 1.4%포인트씩 오르며 전형적인 승자독식 현상을 나타냈다.
이들 업체는 편의점과 슈퍼마켓 등서 중소업체는 줄 수 없는 포인트 혜택을 파격 지급한 것이 성공 요인으로 꼽혔다. 4위인 라쿠텐은 2.6%포인트 하락, 점유율이 10.8%에 그쳤다.
포털 사이트도 야후와 구글이라는 강한 브랜드를 가진 상위 2개사가 시장을 호령했다. 3위까지의 분기 점유율은 62.6%로 전년 대비 4.1%포인트 늘었다.
스마트폰 등 대체 제품에 밀려 출하량이 전년 대비 16.1% 줄어든 비디오 카메라는 소니와 파나소닉 등 상위 3개사의 분기 점유율이 무려 96%에 달했다. 디지털 카메라는 6위 이하 회사가 사업을 축소·철수하는 경향이 뚜렷해, 캐논 등 상위 3개사의 합계가 62.1%로 전년 대비 6.8%포인트 올랐다.
이 밖에 유통업은 백화점에서 미쓰코시 이세탄 홀딩스 등 상위 3개의 분기 점유율이 확대됐다. 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커졌지만, 지방 백화점을 중심으로 힘든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항공서비스 산업은 신규업체들이 기존 대형 항공사들을 상대로 선전을 펼치고 있다. 일본항공(JAL) 등 상위 3개의 점유율은 떨어진 반면, 4위의 제트 스타 재팬, 5위의 피치·애비에이션 등 이른바 저가 항공사(LCC)들이 대거 5위권 내에 첫 선을 보였다.
이번 점유율 조사는 니혼게이자이 소속 기자들이 직접 일선 기업과 업계 단체를 상대로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집계됐다. 일부 품목과 서비스는 신뢰도 높은 민간 조사 기관의 데이터를 활용했다고 니혼게이자이 측은 밝혔다.
주요 품목의 상위 3개사 시장 점유율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