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장 못 뽑는 KTL…시험인증 발전전략 차질 우려

국내 최대 산업기술 시험기관인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의 신임 원장 인선이 지연되면서 정부가 추진 중인 시험인증 발전 전략에 차질이 우려된다. 기관장 부재에 따른 경영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라도 시험인증 전문 역량을 갖춘 인사를 하루빨리 선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3일 관계 기관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인 KTL은 지난 4월 차기 원장 초빙 공모를 진행했으나 석달이 넘도록 마무리를 못하고 있다.

당시 9명의 내외부 인사가 공모에 참여했고, 이 가운데 3명이 3배수 후보로 추천됐다. 최종 후보 3인에는 전직 관료와 내부 인사들이 포함됐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불거진 ‘관피아’ 논란으로 인해 공공기관장 인사가 중단되자 KTL 원장 선임 작업 역시 멈춰섰다. 그 사이 전임 남궁민 원장이 임기를 마치고 퇴임, 이달 들어서는 기관장이 없는 상태로 운영되고 있다.

KTL은 국내 비영리 시험인증기관의 맏형 격으로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적한 곳이다. KTL은 올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D등급을 받았다. 하루 빨리 신임 원장이 취임해 기관 운영을 개선해야하는 상황이다.

내년 초로 예정된 지방(전주) 이전 준비도 급하다. KTL은 중소기업 시험인증 업무가 많다. 본사를 지방으로 옮기더라도 수도권 등 다른 지역 기업에 대한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자칫 이전 준비를 소홀히하면 애꿎은 중소기업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

KTL은 올 초 정부가 마련한 시험인증산업 발전 전략의 최전선에 있지만 기관장이 없어 신규 사업계획 추진이 어려워졌다. 기관장 공백이 장기화되면 정부 정책 집행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주무 부처인 산업부도 문제를 인식하고 대책을 마련 중이다. 산업부는 조만간 재공모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시험인증을 새로운 성장동력산업으로 육성하겠다면서 기관장 선임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며 “시험인증에 관한 전문성을 갖춘 후임 원장을 조속히 선임해 기관 정상화를 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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