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석유화학 시장 불황으로 고심하는 국내 석유화학기업이 불황 안타는 특화제품 덕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23일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아크릴산-고흡수성수지(SAP), 금호석유화학은 네오디뮴부타디엔고무(NdBR) 등 고부가가치 특화제품이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 추세 속에도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SK종합화학은 야심차게 준비한 고성능 폴리에틸렌 ‘넥슬렌’이 하반기 상업생산에 들어가면 수익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화학의 효자상품 아크릴산과 SAP는 불황으로 줄어든 매출과 영업이익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분기 LG화학 석유화학사업 영업이익 2900억원 중 약 20%를 아크릴산과 SAP가 책임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크릴산을 원료로 만드는 SAP는 흡수력이 뛰어난 고흡수성수지로서 보수력도 뛰어나 기저귀, 여성용품 등에 사용된다. 고도의 생산기술이 필요해 LG화학을 비롯해 독일 에보닉(Evonik), 바스프(BASF), 일본촉매(NSCL) 등 소수 선진 화학기업만 생산하는 고부가 제품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아크릴산과 SAP사업을 집중 육성해 현재 약 1조3000억원 수준인 이 사업 규모를 2016년 1조70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호석유화학은 NdBR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대부분 고무제품 수익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도 NdBR는 마진을 그대로 유지한 데다 수요도 충분해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수 고무 제1공장에 연산 4만5000톤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금호석화는 아직 수요가 충분하지 않은 친환경 타이어용 고무 SSBR 공장 일부를 NdBR 공장으로 전용해 생산을 늘리고 있다. NdBR는 반발탄성과 내발열성이 우수해 골프공 ‘코어 고무’로 주로 사용된다. 2006년부터 테일러메이드에 독점 공급된 NdBR는 골프공 최상위 제품라인인 5피스 코어를 구성하는 데 사용된다. 금호석화는 인증된 코어 기술력을 바탕으로 볼빅과 낫소 등 글로벌 골프공 제조사로 공급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SK종합화학은 하반기 본격 상업생산에 나설 예정인 특화제품 넥슬렌에 기대하고 있다. 상업생산이 시작되면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에 상당부분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SK종합화학이 개발한 메탈로센 폴리에틸렌(m-PE) 넥슬렌은 글로벌 화학메이저 다우, 엑슨모빌 등이 과점 중인 고품질 폴리에틸렌으로 기술장벽이 높다. SK종합화학은 촉매, 공정, 제품 전 과정을 개발했고, 중동 석유화학 강자 사빅이라는 글로벌 파트너와 함께 세계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 분야는 매년 8~9% 이상 높은 수요 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이라며 “고부가가치 넥슬렌 상업생산과 함께 수익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