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이 스타트업을 미국 시장 공략 지원군으로 활용한다. 내년 상장으로 자금을 확보하고 미국 스타트업에 투자해 페이스북을 등에 업은 와츠앱과의 경쟁에 나선다는 청사진이다.
라인의 모회사인 네이버 관계자는 라인이 미국 스타트업 투자사 콜라보레이티브펀드와 제휴해 스타트업 투자에 나선다고 21일 밝혔다. 라인과 콜라보레이티브펀드는 1000만달러(약 102억8500만원)의 자본금으로 스타트업 초기 투자자로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크레이그 샤피로 콜라보레이티브 최고경영자(CEO)는 “양사는 미국의 신생 스타트업의 지분을 사는 등 합작 투자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개발 초기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에 주로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인의 행보는 메시지 사업 이외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한 시도로 분석된다. 메시지 서비스만으로는 미국 시장을 뚫기 어렵기 때문이다. 세계적 라인 사용자수는 4억8000만명에 이르지만, 모바일 메시지 서비스만으로 미국 시장을 뚫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미 페이스북, 트위터, 와츠앱. 스냅챗 등의 서비스가 미국에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라인이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라인 서비스에서 스타트업 서비스를 접목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라인이 이미 메시지서비스에 스티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게임, 일기예보 서비스를 추가한 것은 좋은 예다.
라인이 아시아 이외 시장 중 스페인에서 회원을 1600만명까지 늘린 비결은 현지화 전략이다. 라인은 스페인에서 FC바르셀로나 등 유명 축구팀과 제휴해 리오넬 메시 등 스타들의 모습을 담은 스티커(이모티콘)를 출시하면서 기반을 넓혔다. 또 유명 스티커 캐릭터인 ‘문’의 반응이 브라질 시장에서 좋지 않자 미소를 없애고 상체 근육을 키우는 등 남성적으로 바꾸기도 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라인이 콜라보레이티브펀드와 제휴해 투자를 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투자 규모나 대상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