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물과 높은 산성에도 구조를 유지하는 이산화탄소 흡착 물질이 개발됐다. 발전소에서 나오는 배기가스 속에서도 성능을 유지하는 이산화탄소 포집제 개발에 활용될 전망이다.
홍창섭 고려대 화학과 교수팀은 발전소 배기가스에 포함된 수증기와 산성가스 속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착하는 ‘니켈 기반 금속-유기 복합체(MOF)’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MOF는 비표면적이 크고 미세조정이 가능한 기공이 발달한데다 대량 합성도 가능해 다양한 가스 분리에 응용할 수 있다. 그러나 물과 산성에서 구조가 무너져 실제 포집제로의 응용에 한계가 있었다. 발전소에서 나오는 배기가스가 5∼7%의 물과 산성가스를 포함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이 개발한 니켈 기반 MOF는 pH 1.8의 강산이나 100℃의 물에서도 구조적 안정성을 유지했다.
MOF를 얻을 때는 물을 이용하는 용매수열 반응법 대신 마이크로웨이브 전자파를 쬐는 방식을 택해 대량생산 방법도 제시했다. 기존 방식으로는 2∼3일 걸리던 제조 시간을 15분 내외로 단축했다.
실제 이산화탄소 포집제로 실용화하려면 아민을 결합하는 후처리 공정을 추가로 연구해야 한다. 포집제 활용에서 중요한 흡착 속도를 향상시키는 과정이다.
홍 교수는 “후처리 연구는 이전에도 해본 경험이 있다”며 “후속 연구가 진행되면 흡착 속도나 흡착량에서 좀 더 의미 있는 수치를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MOF 단계에서 흡착량은 100㎥/g로 후처리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홍 교수가 개발한 물질은 높은 수소이온 전도도를 나타내 수소 연료전지의 양성자 교환막으로 활용 가능성도 제시됐다. 현재 이용되는 나피온은 가격이 비싸 대체재 연구가 활발하다.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코리아 CCS 2020 사업’ 지원으로 수행됐고, 화학분야 국제학술지 ‘앙케반테 케미’ 온라인판에 소개됐다.
이근재 미래부 연구개발정책관은 “이산화탄소 포집 비용을 탄소배출권 거래가격 이하로 낮추는 소재·공정 기술 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