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1일 만나 상호 인식 차이를 좁히고 경제정책과 통화정책 간 조화를 이뤄가기로 뜻을 모았다. 관심을 모았던 기준금리 인하 여부는 논의가 없었지만 양측이 경제 상황에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향후 한은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쏠렸다.
최 부총리와 이 총재는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조찬회동을 갖고 최근 경제상황을 논의했다. 최 부총리 취임 후 기관장과 공식 회동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부총리와 이 총재는 세월호 사고 영향 등으로 경기회복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내수부진 등 하방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또 내수와 수출, 기업소득과 가계소득 간 불균형 등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에 공감했다. 기재부와 한은은 우리 경제가 안정적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재정 등 경제정책과 통화정책의 조화를 이뤄갈 방침이다.
최 부총리는 이 총재에게 “기재부 경제팀과 한국은행은 경제의 양축이 아니겠느냐”며 “서로 협력하고 자주 만나 경제 인식을 나눠야 대한민국 경제가 잘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거시경제 전반과 경제 상황에 인식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며 “인식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최 부총리는 “어려운 경제 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국은행과 경제 전반에 대한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며 “협력해 한국 경제가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은행은 중앙은행 나름의 역할이 있다”며 한은의 독립성을 인정하는 취지의 언급을 하기도 했다.
관심을 모았던 기준금리 인하 여부에 대해서는 대화가 오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 부총리는 조찬회동 후 기자와 만나 “대화에서 금리의 ‘금’자도 나오지 않았다”며 “기준금리는 한은 고유의 결정 사항”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는 기재부와 한은이 경제 상황에 공감대를 형성해 향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특히 하방리스크 확대에 인식을 같이 한 부분이 기준금리 인하와 같은 통화 정책으로 반영되는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그동안 최 부총리는 우회적으로 금리 인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 총재는 “경제 동향이나 흐름, 예상되는 경로에 대해 주로 얘기를 나눴다”며 “경제를 보는 인식에는 부총리와 큰 차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 업계와 경제연구기관은 3분기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권구훈 골드만삭스 한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3분기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출 것으로 전망하고, 인하 시점이 다음 달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종전 연내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한 바 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