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상거래 분야 경쟁 업체보다 이케아가 더 신경 쓰인다.”
최근 소셜커머스 업계에서 일하는 분과 대화하다 들은 얘기다. 한국에 매장을 만들고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에 진입한 가구 회사 이케아에 대한 두려움이 든다는 말이다.
소셜커머스와 같은 상거래 업체가 전혀 다른 업종의 이케아를 신경쓰는 이유가 뭘까? 이케아 매장은 누구나 와서 편안한 분위기에서 다양한 활동과 체험을 할 수 있는 재미있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가구를 사러 가는 것이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러 간다 할 수 있다.
사람들이 무언가를 사랑하고 자기 라이프 스타일과 동일시한다는 말은 곧 거기에 시간과 관심과 돈을 쏟는다는 의미다. 오늘날 비즈니스는 고객의 시간과 관심을 더 많이 점유하기 위한 경쟁이다. 닌텐도와 나이키가 경쟁 상대인 이유다. 최근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시간과 관심 뺏기 전쟁이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추세가 심해졌다.
소셜커머스는 모바일 환경에서 다양한 상품을 둘러보는 ‘쇼핑의 재미’를 주며 급성장한 유통 형태다. 오픈마켓이 필요할 때 찾아가 수많은 상품 중 최저가 상품을 찾아내는 ‘목적성’이 강했다면, 소셜커머스는 재미있는 물건이 가득한 시장을 둘러보는 듯한 느낌이다.
습관적으로 들어와 상품을 보며 재미를 느끼는 미디어 성격이 강하다. 결국 사용자의 제한된 시간과 관심을 점유해야 하는 모델이기에, 역시 독특한 재미로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능한 이케아와 충돌 여지가 있다.
오프라인 유통 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성장세는 눈에 띄게 약해졌다. 최대 유통 업태 대형마트도 올해 역성장 추세다. 다양한 상품 구색이나 가격 경쟁력, 예상 밖의 상품을 만나는 재미 등 쇼핑의 많은 부분에서 온라인에 주도권을 뺏겼다.
백화점은 명품을 살 경제력이 있는 고연령층을 위한 공간이 됐고, 대형 마트는 지루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유통계가 앞다퉈 교외에 프리미엄 아웃렛을 짓는 이유다. 관건은 고객이 기꺼이 시간과 관심을 들일 만한 재미와 가치를 주는 매장을 만드는 것이다. 상품은 콘텐츠가 되고 매장엔 스토리가 입혀져야 한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