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구조조정 마무리 단계..."하반기 시장 질서 다시 쓰겠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14~2015년 증권사 순이익 전망(단위:억원)

# 일 주식 거래량이 3조∼4조원대로 절반 가까이 줄어든 가운데 ‘종금 라이선스’를 가진 메리츠종금증권은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기반으로 안정적 이익을 늘려갔다. 주식 거래 수익 비중을 낮추고 채권과 파생상품 등 사업 분야를 다각화해 온 것이 힘이 됐다. 감원 한파가 몰아친 상반기 ‘초대형 거점 점포’를 만들고 사람은 채용해 몸집을 불렸다.

# 지난해 12월 ‘자산배분센터’를 세운 미래에셋증권은 36%의 매출을 자산관리 분야에서 낸다. 주식 거래 의존도는 낮지만 자기자본투자(PI)를 통한 수익 기반을 확보했다. 1분기 PI뿐 아니라 벤처투자 순이익이 늘면서 증권업 ‘어닝 서프라이즈’ 수식어가 붙었다. 2·3분기에도 견조한 PI 수익이 기대된다.

주식거래 중개사업 의존도를 낮추고 특화된 경쟁력을 키운 증권사들이 지배력 강화에 가속도를 붙였다.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데다 3분기 증권시장 회복세까지 등에 업어 새 강자가 되겠다는 각오다.

13일 금융투자업계는 2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미래에셋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의 올해 실적 전망치를 잇따라 상향했다.

삼성증권은 메리츠종금증권의 올해와 내년 순이익 전망을 23.7%, 29.1% 대폭 상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도 2500원에서 3000원으로 올려 잡았다. 올해 예상 순이익 규모로 KDB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에 이은 4∼5위권이다. 종금 라이선스로 얻는 안정적인 CMA 이익과 기업금융 특화 등이 불황 속 버팀목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010년 합병 이전 메리츠종합금융이 보유했던 종금 라이선스를 통해 CMA기반 저비용 자금조달, 어음 할인 등 고마진 효과를 10년간 영위할 수 있다. 기업 여신, 프로젝트파이낸싱(PF) 수익도 늘었다.

올 상반기 19개 점포를 5개 대형 점포로 합치면서 인원수를 늘린 거점 전략도 유효했다. 장효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대형 점포화에 따른 리테일 적자 폭이 축소되고 기업금융 부문의 안정적 실적이 기대된다”며 “아이엠투자증권의 유력 인수 후보이기도 한 메리츠종금증권 자기자본이 1조원 이상으로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며 신흥 강자라고 분석했다.

삼성증권은 오는 2분기 메리츠종금증권의 순이익이 29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29%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분기 순이익도 289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보다 52.7% 늘어난 전력이 있다. 2분기 KDB대우·우리투자·한국투자·현대증권 등이 1분기 대비 악화된 손익 성적표를 낸 것에 반해 ‘나홀로’ 이익 증가를 실현한 것으로 분석됐다.

미래에셋증권의 선전도 눈에 띈다. 대신증권은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올해 순이익 전망치를 23.7% 상향했다. 목표주가도 5만6000원으로 23.7% 올렸다. 반면 미래에셋증권과 KDB대우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증권사 순이익 전망치는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우리투자증권과 키움증권 목표주가는 7.7%, 20.3% 내렸다. 삼성증권은 미래에셋증권의 2분기 순이익이 전년보다 461% 늘어나 성장률로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자산관리와 자기자본투자(PI) 강점이 부각됐다. 불황 한파가 몰아친 지난해 말에도 자산관리 전문 센터 조직을 신설하면서 인재와 시스템 투자를 늘렸다. 결국 자산관리가 뒷받침하고 적극적인 PI 투자가 이익 체력을 높인 것이 차별화 포인트를 줬다. 강승건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PI와 연결 자회사 실적 개선이 의미 있게 진행되고 있다”며 증권주 관심종목으로 지정했다.

주식 거래 시장을 대체하는 자산운용과 파생·채권시장 등으로의 재편이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었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자본시장연구실 연구위원은 “주식 위탁매매 업황이 나빠지면서 자산관리 등 특화 경쟁력을 가진 사업으로의 구조조정이 빨라지는 것”이라며 “인력 등 추가적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표]2014~2015년 증권사 순이익 전망(단위: 십억원)

(자료:삼성증권, IFRS 연결기준, 한국투자증권은 한국금융지주 연결 손익)

증권사 구조조정 마무리 단계..."하반기 시장 질서 다시 쓰겠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