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병이나 암환자들에게 희소식이 들린다. 방사성 동위원소를 활용한 새로운 암 치료법이 늘고 있다. 덩달아 방사성 동위원소 수요도 증가추세다. 방사성 동위원소는 암이나 희귀병 진단과 치료에 주로 사용된다. 방사성 동위원소는 안정원소(원료)가 원자로나 가속기에서 중성자 등으로 조사돼 방사화된 물질이다.
◇세계 방사성 동위원소 시장 현황과 전망
월드뉴클리어뉴스에 따르면 2012년 전 세계 방사성 동위원소 시장규모는 약 48억달러(약 4조8566억원)다. 연평균 성장률은 10.4%다. 2017년까지 약 80억 달러(약 8조944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방사성 동위원소는 대부분 의료용으로 쓰인다. 방사성 동위원소 중 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 시장은 약 80%(약 38억 달러)를 차지한다. 방사성 의약품은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8.4%를 기록할 전망이다. 내년 전 세계 방사성 의약품 규모는 약 47억 달러(약 4조7554억원)로 예상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방사성 의약품은 진단용과 치료용으로 나뉜다. 암을 검사할 때, 암 확정을 받고 난 뒤 치료에 쓰인다.
최근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한 새로운 암 치료법이 개발되면서 방사성 의약품 수요는 늘고 있다. 국내에서 2011년 소아암 진단·치료용 m131IBG을 사용한 이가 50명이었지만 지난해 90명으로 2배 가까이 수요가 늘었다. 의학이 발달하면서 계속 방사성 동위원소 수요는 늘어날 전망이다. 원자력연구원은 미국 방사성 의약품 시장은 2010년 대비 2015년에는 약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노후화 돼 가동 중지하는 해외 원자로 많아
방사성 의약품 수요는 늘지만 공급량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노후화된 많은 원자로들이 가동을 중지할 계획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통계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원자로가 656기 건설됐지만 실질적으로 방사성 동위원소를 공급하는 원자로는 5기에 불과하다. 이들 원자로는 1950~60년대에 건설됐다. 현재 40년 이상 운영돼 노후화됐다.
이 중 가장 많은 방사성 의약품을 공급하는 캐나다의 NRU가 2016년 가동을 중지한다. NRU는 전 세계 방사성 의약품의 38%를 공급해왔다. 두 번째로 많은 공급량을 제공하는 네덜란드의 HFR도 2026년 가동을 중지한다. IAEA,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원자력기구(NEA) 등 국제기구는 암진단과 치료 의약품 수급에 대한 중장기적 대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캐나다 NRU는 2009년경 유지보수로 가동을 중단했을 때 의료용 동위원소 몰리브덴(Mo-99)의 공급 차질 사태를 불러왔다. 그 당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암환자의 암 진단 횟수가 줄어들었다.
게다가 방사성 동위원소의 반감기가 짧아 방사성 의약품은 공급과 동시에 사용해야 한다. 국내에서 자력적으로 방사성의약품을 생산해야 되는 이유다.
◇우리나라 상황은?
우리나라에는 고성능 다목적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에서 방사성 의약품을 생산해 왔다. 하나로의 공급량에도 불구하고, 상당량을 수입에 의존해 왔다. 2017년 3월 완공예정인 신형 연구용 원자로(기장 연구로)가 가동되면 수입에 의존했던 암 진단·치료용 방사선 동위원소를 국내에서 전량 자체 생산할 수 있다. 국내 수요 충족은 물론 수출까지 가능할 전망이다. 전량 수입해왔던 몰리브덴(Mo-99)를 비롯해 갑상선 암 치료에 쓰이는 방사성옥소(I-131)를 전량 자급할 수 있다.
이준식 원자력연구원 동위원소이용연구부장은 “많은 원자로들이 가동 중지되기 전에 기장로가 가동돼야 우리나라가 방사성의약품 시장에 빨리 진입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운영중지 예정인 해외 원자로 현황>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