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2기 내각 장관급 후보자 9명의 인사청문회가 29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본격 검증작업에 착수했다. 안대희·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연이은 낙마와 정홍원 총리의 유임이라는 사상 초유 인사혼선 속에서 치러져 어느 때보다 불꽃 튀는 공방전을 예고했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29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개최했다. 이어 다음달 7일에는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가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8일에는 안전행정위원회의 정종섭 안전행정장관 후보자, 환경노동위원회의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이어진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9일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다음날인 10일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또 여성가족위원회는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다음달 8일께 실시하기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고, 기획재정위원회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청문회를 다음 달 8~9일에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정보위는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자 청문회 일정을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는 상임위별로 각 후보자의 업무능력과 도덕성 등 고위 공직자로서 자질을 검증할 계획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정홍원 국무총리 유임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며 공직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김명수 교육부총리·이병기 국정원장 후보자를 포함해 ‘2+α’를 낙마대상으로 지목하고 있다. 논문 표절과 연구비 부정 의혹을 받는 김 후보자와 ‘차떼기 사건’에 연루된 것은 물론 재산 관련 의혹이 제기되는 이 후보자 외에 ‘특혜 군복무’와 논문 중복게재, 위장전입 논란에 휩싸인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 음주운전과 이념편향적 트위터 문제가 드러난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등이 그 대상이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도 서울대 교수로서 정치후원금을 내 국가공무원법 위반 논란에 휘말린 데 이어 병역 관련 특혜 의혹을 받고 있어 추가로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이에 맞서 새누리당은 정 총리 유임에 대한 여론이 따가운 상황에서 더 밀렸다가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동력을 상실하는 것은 물론 한 달 앞으로 다가온 7·30 재·보궐 선거에서 패배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장한 각오로 청문회 국면에 임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안대희·문창극 총리 후보자가 연쇄 낙마한 상황에서 더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절박감에서 9명의 후보자 ‘전원 사수’를 내걸고 일전을 벼르고 있다. 특히 야당이 낙마 대상으로 꼽는 김명수·이병기 후보자 등에 대한 적극 엄호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